"엄지손가락! 필요없어. 흔들기만 하면 돼!"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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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엄지가 유달리 발달했다고 한다. 휴대폰 등을 사용하면서 여러모로 엄지를 쓸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엄지의 발달 정도라면 비디오게이머들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두 엄지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배기는 것은 기본이고, 아날로그 스틱을 많이 쓰는 요즘에는 힘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고난도의 패드 조작이 때로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오랜 세월 비디오게임을 접한 사람들에겐 손발의 일부와 같을지 몰라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게 여간 난감한 장벽이 아닐 수 없다. 방향 구분도 어려운데 힘까지 조절하라니. 에잇! 게임이 잘 안 풀리는 비디오 게이머만 패드를 집어 던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어떤 게임 컨트롤러가 있을까? 화면에 총질도 해보고, DDR 장판 위에서 방방 뛰어도 보며, 북도 열심히 두드린다. 하지만, 오락장이 아닌 가정에서 즐기기에는 모두 이래저래 부담스럽고 폼도 나지 않는다.

PS2용 <아이토이> 는 게임 콘트롤러에 관한 오랜 고민을 잘 풀어낸 게임이다. 화상 채팅을 많이 하는 한국에서는 USB 카메라가 모니터 위에 붙은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화상 카메라를 게임에 쓴다는 아이디어는 평범한 듯 해도, 콜럼버스의 달걀이 그렇듯 꽤나 신선한 발상이다. 화면 위에 나의 모습이 비치고, 내가 손을 흔들면 화면 안의 사물들이 반응한다. 머리 속으로 그려볼 땐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화면 앞에서 직접 손을 흔드는 순간부터 게임에 마법처럼 빨려 들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토이> 라는 게임은 문턱이 낮다. 게임을 사온 날, 필자보다는 아내가 훨씬 게임에 관심을 보였다. 너무 단순한 거 아니야? 미니게임들 모아놓은 거에 불과하잖아? 이렇게 잔 머리를 굴리고 있을 즈음 게임 하나하나를 불러내 이리저리 팔을 휘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머리 속이 환해졌다. ‘그래, 결국 게임이란 즐기라고 있는 거잖아.’

열혈 게이머를 불타게 하는 정통파 강속구 투수도 좋지만, 모두가 유쾌해질 수 있는 <아이토이> 같은 구원 투수 같은 게임도 꼭 있어야 하는 법이다.

하나만 더. 이 게임은 ‘다이어트’ 게임으로도 손색이 없다. 못 믿겠다고? 더도 말고, 딱 1시간만 플레이해 보시라.

허준석 루리웹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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