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프로게이머 `고사위기`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03:53

`메뚜기도 한 철(?)`

지난해 초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던 여성 프로게이머들을 게임대회장에서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성 전용 게임리그가 폐지되는 등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좁아지면서 여성 프로게이머 수가 급감하는 추세다.

현재 한국프로게임협회에 등록된 여성 프로게이머는 21명으로 수적으로는 증가하고 있으나 이 수치는 지난해부터 누적된 것으로 현재 게임대회에서 활동하는 현역선수는 15명에 불과하다.

또 여성 프로게이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해 상반기 미등록 프로게이머를 포함해 40~50명이 각종 게임대회에서 활약했지만 현재는 절반 정도에 그쳐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여성 프로게이머는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프로 게임대회에 뛰어난 미모와 예상을 넘는 수준급의 게임실력으로 남성 프로게이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편승해 벤처업체인 H사, I사 등이 마케팅 효과를 노려 여성 프로게이머로만 구성된 게임구단을 만들기도 했으며 국내 대표적인 게임리그인 PKO리그, KIGL리그 등에서 여성전이 따로 펼쳐질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프로게임리그와 여성 프로게임구단이 잇따라 해체되고 전반적으로 프로게이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여성 프로게이머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엷어지고 있다.

프로게임협회 관계자는 "여성 프로게이머의 인기가 오래가지 못했던 이유는 남성 프로게이머에 비해 게임실력이 떨어지고 게임전략이나 진행이 박진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프로게이머로서 갖춰야 될 기본 자질인 게임실력보다 여성이라는 희소성에만 의존해 그저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하는데 관심을 뒀을 뿐 프로선수로서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했다는 것.

점차 수준이 높아지는 게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남성 프로게이머들은 단체 합숙을 하며 장시간 훈련을 하는데 비해 여성의 경우 선뜻 본격적인 훈련에 나설 수 없다는 것도 여성 프로게이머가 감소하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올해에는 여성 프로게임대회를 개최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어 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들 것으로 보인다.

게임리그업체 관계자는 "게임이나 업체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여성 프로게이머보다 연예인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라며 "그나마 남아있는 여성 프로게이머들도 케이블TV의 게임전문 리포터 등으로 직종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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