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 절대강자란 없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06:33

“황제의 방패냐, 도전자의 창이냐.”

때는 9월 12일. 장소는 KPGA투어 3차리그 준결승전이 벌어진 서울 여의도 겜비씨 스튜디오. 올해 3번째 게임리그의 왕좌를 놓고 분수령이 되는 운명의 ‘스타크래프트’ 일전이 벌어졌다.

선수는 올해 1차리그 챔피언인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 무섭게 떠오른 신예 ‘물량토스’ 박정석이었다. 3판 2선승제로 벌어진 첫 번째 경기는 임요환이 황제답게 장기인 게릴라 전술로 적진을 급습, 적의 기지안에 벙커를 짓는 전광석화 같은 공격으로 손쉽게 따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는 이를 악문 박정석의 분전으로 도전자가 가져가며 승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운명의 세 번째 경기는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물량토스라는 별명답게 ‘질럿’이라는 프로토스족의 보병을 대거투입한 박정석이 파상공세로 황제의 성을 유린하며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바로 3세대 스타 게이머의 시대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진화하는 프로게이머들

아직도 수많은 게임애호가들이 동경하는 프로게이머의 세계에도 빠르게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전략전술로 무장한 신예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며 프로게이머의 세계에도 진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1세대 스타인 ‘황금의 손’ 신주영과 ‘쌈장’ 이기석은 이제 전설이 됐고 2세대 스타인 ‘테란의 황제’ 임요환, ‘벽안의 게이머’ 기욤패트리, ‘마우스 오브 조로’ 최인규의 뒤를 이어 이제는 ‘테란의 황태자’ 이윤열과 ‘물량토스’ 박정석이 3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전설이 된 1세대 스타들-스타크 열풍 불러일이킨 주역 순위 조작등 휘말려 퇴장

1세대 스타들은 1998년 미국 블리자드사에서 개발한 모의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 출시와 함께 등장했다. 그 해에 초대 세계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이 바로 ‘황금의 손’ 신주영이었다.

매스컴을 타며 유명인사가 된 신주영 덕분에 전국에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어닥치며 게임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그러나 신주영은 군대를 가면서 그의 짧은 전성기를 마감했고 그 뒤를 이은 스타가 ‘쌈장’이라는 이용자번호(ID)로 널리 알려진 이기석이었다.

각종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이름을 떨친 이기석은 전국의 네티즌들이 참여한 인터넷모의투표에서 정보통신부장관 후보로 거론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세계대회 순위조작으로 명성에 금이 간 이기석은 각종 대회에서 패하며 몰락했다.

프로게이머 전성기를 만든 2세대 스타들-까다로운 테란 능수능란 10만명 팬클럽 거느려

1세대 스타들의 몰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 첫번째로 주목을 받은 스타는 이기석을 꺾어 유명해진 최인규였다.

마우스의 움직임이 쾌걸조로의 칼끝처럼 빨라서 ‘마우스 오브 조로’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랜덤 플레이로 인기를 누렸으나 기욤패트리에게 일격을 당하며 물러났다.

푸른 눈의 게이머 기욤 패트리는 아예 한국으로 주무대를 옮겨 국내 프로게이머들을 연일 두들기며 잘 생긴 외모와 더불어 이름을 날렸다.

기욤의 장기는 무엇보다 현란한 게임플레이.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전술 덕분에 그는 국내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 벽을 넘은 주인공이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었다. 사용하기가 까다로워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기피하는 테란종족만 사용해 연전연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모든 대회를 석권하며 무패의 전적으로 천하통일에 성공했다. 덕분에 10만명이 넘는 팬클럽까지 거느릴 정도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무서운 신예 3세대 스타들-최근 게임리그 모두 석권 신예 이윤열과 진검 승부

그러나 황제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임요환을 꺾고 3세대 스타로 이름을 떨친 이윤열과 박정석이 그 주인공들이다.

KPGA 2차리그에서 임요환을 누르고 챔피언에 올라 ‘테란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은 이윤열은 상대의 신경을 자극하며 게릴라전을 펴는 임요환과 달리 막대한 물량으로 정공법을 펴는 선수다.

숨어있던 신예 박정석은 양대 게임대회인 KPGA 3차리그와 온게임넷대회 결승에 모두 올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세대 스타인 두 주인공은 5일 서울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리는 겜비씨의 KPGA 3차리그 결승전에서 진검 승부를 겨루게 된다.

박정석은 이 대회가 끝나면 또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왕좌를 내주고 절치부심한 임요환을 맞아 일전을 벌인다.

게임평론가인 이선정씨는 “프로게이머들의 세계는 하루만 연습을 안해도 순위가 바뀔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히 신예 스타게이머들의 경우 마치 생물이 진화하듯 과거 스타선수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새로운 전술을 가미해 등장하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빨리 일어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