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 '마비노기' 개발팀 실장 vs 김형진 '리니지' 기획팀장
'
<리니지>
,
<마비노기>
를 만나다.'
총성 없는 온라인게임 전쟁이 한창인 서울 테헤란로 인근의 선정릉 공원에서
<리니지ⅱ>
의 김형진 기획팀장(30)과
<마비노기>
의 개발팀 데브캣의 김동건 실장(30)이 만났다.
이들은 바로 동시접속자 10만 명, 단일게임 연매출 1000억 원 시대를 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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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온라인 RPG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마비노기>
의 '핵심 브레인'이다. '흥행 감독'과 '작가주의 감독'의 대담과 같은 두 사람의 만남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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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마음, 개발자가 알지~
둘은 지쳐 있었다. 김동건 실장은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마비노기>
의 정식 서비스 때문에 '주 7일 모드'였고 김형진 팀장은 이번에 공개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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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형 업데이트 '풍요의 시대'를 준비하느라 정작 생활은 풍요롭지 못한 상태였다.
▷김동건(이하 동건): 전 항상 자리에 인스톨(설치)돼 있어요. 너무 정신이 없죠.
▶김형진(이하 형진): 저도 상용화를 치러 봤지만 언제나 떨리죠. 붕~ 뜬 것 같은 기분. 말로 다 못해요.
▷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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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98년에 접했어요. 허허벌판에서 슬라임(몬스터) 때려잡으면서… 신기했죠.
▶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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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처음 접했을 때 많이 지쳐 있었어요.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죠. 그런데 딱 이틀 해보고 이렇게 계속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싶어 '제 정신인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건: 하하… 그래도 초기 기획이 99% 구현돼 보람은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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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욕 많이 먹는 사람 나와~
둘은 공통점이 많다. 나이가 같고 서른 살이 넘도록 꼬박 3년을 투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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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마비노기>
를 만들어냈다. 그래서일까? 만나자마자 술술 대화를 풀어내더니 30분 뒤엔 꼭 3년쯤 알고 지낸 사이처럼 변했다.
▶형진: 온라인게임에서는 일상이 중요해요. 평소 플레이 분위기가 탄탄해야 이벤트가 힘을 받거든요. 그런게 그게 힘들죠.
▷동건: 개발자 스스로 한계를 규정 짓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힘들어도 구현할 수 있다면 끝까지 매달려 봐야죠.
▶형진: 아마 저보다 욕 많이 먹는 사람도 없을걸요? 유저들의 비판을 보는 건 언제나 괴롭죠. 전 괴로워도 게시물을 직접 읽거든요.
▷동건: 전 상처를 잘 받아서 운영자가 욕을 번역(순화)해서 준 걸 보죠. 사실 많이 (스트레스가) 쌓이잖아요. 어떻게 풀어요?
▶형진: (씨익) 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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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압박, 이럴 땐 도망가고파~
▷동건: 정식서비스하고 문제점 해결하는 게 만만치 않네요. 사실 고치기 싫어서 안 고치는 건 아닌데.
▶형진: 그럴 땐 도망가고 싶지 않아요? 하하… 그래도 유저들이 기다리니까 결국 고쳐야죠.
▷동건: 앞으로 제네레이션 2, 3에서 애완동물 '펫' 시스템과 '하우징' 시스템까지 구현하는 게 목표예요. 판타지 세계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싶어요.
▶형진: 항상 완성도와 성공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되죠. 앞으로 대규모 함대전을 구현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집단전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게임이 기술적으로 발전하니까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잖아요.
▷동건: 맞아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다듬어지고 있죠. 온라인게임의 발전은 이제 시작일 뿐인데 말이죠!
듣다 보니 게임을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던져 본 '계속하고 싶나요?'란 질문은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무안으로 튕겨서 돌아왔다. 1조 원에 육박해가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리더들의 만남은 즐거운 술 약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RPG 르네상스 꿈-동시접속자 10만명
+ 형진 → 나보다 욕 많이 먹은 사람 없을 걸요
+ 동건 → 펫·하우징 시스템 구현이 목표
>> 김동건은?
92년 하이텔 게임제작동호회를 통해 게임에 입문, 카이스트를 거치면서 PC게임 모바일게임을 두루 섭렵했다. 현재 특유의 카리스마로 개발실 내에서 '실땅님'으로 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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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취미: 20대 때 취미는 다 질렸음. 새 취미 개발 중
▲ 좌우명: 대우주적 사랑을 실천하자
▲ 꿈: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것
▲ 제작한 게임:
<불기둥 크레센츠>
(95년) 모바일게임
<코스모노바>
<퀴즈퀴즈>
(2000년)
<마비노기>
(2003년)
>> 김형진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 96년부터 관련회사에서 카드게임을 만들다가 우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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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을 맡게 됐다. '열심히 일한 당신, 더 일해라~'라는 슬로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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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성공시키고 2000년 10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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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준비해 역시 성공적인 연착륙을 일궈냈다.
▲ 취미: 시체놀이
▲ 좌우명: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 꿈: 명랑한 게임스튜디오를 만드는 것
▲ 제작한 게임: 온라인카드게임
<라그나돈>
(96년)
<리니지>
(98년)
<리니지ⅱ>
(2003년)
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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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노바>
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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