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퀴즈] 미스 울프의 목을 관통한 칼, 그런데 비명을?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18:29

완벽한 알리바이

밤 10시 국가정보원 은요일 요원은 급히 장미여관으로 달려갔다. 은요일은 얼마 전부터 암호명 '미스 울프'로 불리는 마약 밀매범을 쫓고 있었는데 그녀가 살해된 것이었다.

미스 울프는 홍콩 마약조직의 일원이었다. 그녀는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들여온 마약을 조직 몰래 유통시킨 뒤 잠적을 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장미여관은 외국인 전용으로 1층뿐인 건물이었다. 여관 입구에 주인이 기거하는 방이 있었고 그 앞쪽으로 복도를 따라 1호부터 10호까지의 방들이 차례로 늘어서 있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방은 가장 안쪽에 있는 10호였다.

10호실에 들어가니 침대 위에 미모의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여자는 목을 칼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었다. 틀림없는 미스 울프였다. 겨울인데도 10호실은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텔레비전이 부서져 있었다. 바닥에는 미스 울프의 휴대폰이 떨어져 있었는데 집어던지기라도 했는지 배터리가 분리되어 있었다. 은요일은 어떻게 된 사건인지 시체를 발견한 여관 주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중국인이 장기투숙하고 있는 8호실에서 중국어로 부르는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참다못한 여주인이 8호실로 다가가 방문을 두드리니 노랫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발음이 어색한 한국말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10호실에서 무엇인가 부서지는 쾅! 소리가 났다. 연이어 누군가 급히 문을 쾅쾅 두드려대기 시작했다.

주인이 급히 10호실로 다가가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조밍아! 조밍아!"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그리고 곧바로 고통스러워하는 커다란 비명소리가 들려온 뒤 조용해졌다. 여주인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큰 목소리로 남편을 불렀다. 곧 남편과 8호실의 중국인이 거의 동시에 문을 열고 복도로 뛰쳐나왔다. 여주인은 중국인과 함께 남편이 가져온 열쇠로 문을 열고 10호실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칼에 목을 찔려 죽은 여자의 시체만 있을 뿐 범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범인은 창문으로 도망간 것이 틀림없어요. 제가 계속 방문 앞에 서 있어, 출입문으로는 도망갈 수 없었거든요." 여주인이 말했다.

은요일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밖을 살폈다. 창문 밖에는 눈이 쌓여 있었는데 사람의 발자국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지붕의 처마가 돌출되어 있어 창문 밑쪽으로는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 눈을 밟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1호실 창문에서 10호실 창문까지 뿐이었다. 범인이 창문으로 도망간 것이 확실하다면 범인은 1호실에서 10호실까지의 투숙객 중에 한 명임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비명소리가 그렇게 컸다니 좀 이상하군요? 칼이 기도와 성대를 관통해 비명을 지르기가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 은요일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여주인을 쳐다봤다.

"하여튼 비명소리는 매우 컸어요. 약간 허스키한 비명소리였는데…. 저는 들은 그대로 말하는 거예요."

조사를 하던 은요일에게 이상한 것이 발견되었다. 미스 울프 휴대폰의 발신 주소를 확인해 보니 8호실 남자와 통화를 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시간을 보니 그것도 미스 울프의 시체가 발견되기 바로 직전이었다. 이상했다. 여주인은 그 시간에 중국인이 시끄럽게 노래를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미스 울프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한 기록이 있다니?

정보기관에 8호실 남자의 기록을 요청하니 본명이 왕범죄이며 미스 울프와 같은 홍콩 마약조직의 일원이라는 통보가 왔다. 은요일이 왕범죄의 방에 들어갔을 때 왕범죄는 목감기에 걸렸다며 수건으로 목을 감싸고 있었다. 왕범죄는 여관에 꽤 오래 투숙해 있었던 사람답게 방안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텔레비전과 냉장고 이외에도 컴퓨터와 고급 오디오까지 갖춰놓고 있었다.

은요일이 조사를 해보니 왕범죄가 벗어 놓은 바지에 핏자국이 있었다. 왕범죄는 여주인과 함께 미스 울프의 방에 들어갔을 때 묻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핏자국이 신발도 아닌 바지 위쪽에 묻어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왕범죄가 유력한 용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혹 8호실의 중국인이 노래를 부를 때 노랫소리가 좀 이상하지 않았습니까?" 은요일이 여주인에게 물었다.

"예. 감기에 걸려서 그랬는지 코맹맹이 소리에 약간 울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여주인이 대답했다.

"그럼 그렇지! 범인은 왕범죄야!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별짓을 다했군!"

정리=이재진 기자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