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게 뭐 있어 …'위풍당당한 재혼' 시대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1:02

이혼이후 '자연스런 코스' 인식 변화 비율 급증
초혼보다 난관 많아 "눈높이 낮추고 양보해야"

오는 14일 회사원 강일주 씨(39)는 서울 강북의 한 야외에서 재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강 씨는 신부와 함께 주례 대신 각자 작성한 '사랑의 서약문'을 준비했다. 또 부부가 함께 입장하면 외국 영화처럼 두 사람의 자식들이 꽃다발을 들고 뒤따라 등장해 축가도 불러줄 예정이다.

요즘 직장인들 중에는 동료로부터 "나 결혼해"라며 불쑥 내미는 청첩장을 받아본 사람들이 많을 게다. 영국의 찰스(56) 왕세자, 탤런트 이응경(39)과 이진우(36)가 당당히 재혼했듯 요즘 결혼 풍속도는 재혼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나 재혼해"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한국인의 결혼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은 23만3000건으로 전년보다 2000건 줄었다. 그러나 재혼은 7만5600건으로 전년(6만7600건)보다 8000건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보다 여자의 비율이 더 높아 여성들이 재혼에 더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가정법률상담소 자료에 따르면 재혼커플의 30%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재혼커플의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경우 자녀들이나 유산 등의 문제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재혼자들의 비율은 훨씬 높다는 것.

재혼이 급증하면서 이제 재혼은 더 이상 부끄러운 일도, 쉬쉬하며 감춰야 할 일도 아니다. 예전엔 배우자와 헤어지고 혼자 자식들을 키우면 '장하다'고 했지만 요즘엔 '안됐다'는 분위기다.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재혼은 결혼과 이혼에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코스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위풍당아 재혼

재혼이 사회적으로 정착되는 이유는 재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혼이든 사별했던 자식들이 부모가 짝을 찾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과거 같으면 자녀들의 일방적인 거부감이 재혼에 큰 걸림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또 사회적으로도 "왜 혼자 살아"라며 재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7년 만에 이혼한 이인경 씨(41.가명)는 "처음엔 자식이 눈에 밟혀 재혼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식들이 아버지 곁으로 간 후 동거식으로 살고 있다"면서 "적당한 때를 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고 했다. 이 씨는 이혼 후 방황했지만 동거하면서 '내 인생은 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재혼자들은 초혼보다 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3년 전 재혼했던 김현중 씨는 "사람이 살다보면 단점이 많이 보이지만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재혼의 성공비결"이라고 조언했다. 결혼정보업체들은 재혼에 실패하면 그 후부턴 혼자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되도록이면 눈높이를 낮추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팁/재혼 가이드라인



"능력 있어도 키작고 뚱뚱한 사람은 싫어요"
'두리사랑' 김길만 대표가 말하는 재혼 가이드라인

두리사랑(www.durisarang.co.kr) 김길만 대표(사진)는 최근 재혼을 원하는 사람 35명을 상대로 상담한 바에 따르면 대체로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을 많이 따지는 것 같다. 김 대표는 "여성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뚱뚱하거나 키가 너무 작으면 만남이 잘 이루어질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는 여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남성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전문직 종사자라도 대머리거나 너무 뚱뚱한 남자라면 여성들이 만남 자체를 망설인다는 것.

재혼자들이 선호하는 조건은 어떤 것일까. 남녀 모두 상대에게 아이가 없으면 금상첨화다. 만약 여성에게 아이가 있다면 하나가 좋다. 그것도 5세 미만의 딸이면 더욱 좋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또 재혼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고 한다.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훼손하는 말은 삼가야 한다 것. 남녀가 처음 만났을 때 "왜 이혼하셨어요?"라고 물었다면 그 만남은 지속되기 어렵다. 재혼자들 중에는 이혼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별한 사람들도 있다. 또 전 배우자의 흉을 보는 것도 금물이다. 김 대표는 재혼의 성공 여부는 결국 당사자들의 마음에 달려다면서 외모와 경제력이 달려도 서로를 배려해주는 진솔한 마음이 있다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준 기자
박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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