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태 합법화' 전운 감돌아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1:56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낙태 합법화에 반대했던 존 로버츠 연방고등법원 판사를 중도 성향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의 후임으로 지명함에 따라 낙태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세력간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과 민주당 등 정치권은 아직 로버츠 판사의 지명에 분명한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시민단체들은 수백만달러를 들여 로버츠 지명자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개진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준비하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처럼 낙태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로버츠 지명자가 공개적으로 낙태 합법화 반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1973년 이른바 '로우 대 웨이드' 사건 판결에서 9명의 대법관들 중 6명의 찬성으로 낙태를 합법화했다.

그러나 로버츠 지명자가 낙태 합법화에 찬성한 오코너 판사의 후임이 되면 9명의 대법관들중 낙태 불법화를 주장하는 법관들은 4명으로 늘어난다.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대법관들이 수적으로는 여전히 4~5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적인 대법관 교체에 따라 낙태가 다시 불법화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이다.

낙태 시술 병원이나 낙태 찬성 단체들 앞에서 시위를 벌여온 낙태 반대 단체인 '미국구조작전'(OSA)은 "우리는 거리에 나가 무고한 피가 흘려지고 있는 지옥의 문앞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구조작전'(OR)이라는 이름의 낙태 반대 단체의 셰릴 설렝어 대변인은 "(낙태로) 4500만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한 이 시점에서 로버츠 판사가 인준되면 우리들은 1973년 태어난 아들이 도난당한 보호 장치를 회복하는 쪽으로 한 걸음 전진하는 것이라고 신중하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반 낙태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종교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보수성향의 단체들이며 부시 대통령의 튼튼한 정치적 지지기반이다.

로버츠 지명자는 지난 1990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부차관으로 일하면서 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판결에 대해 "이 사건은 잘못 결정됐으며 번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보적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낙태에 대한 대법원의 보호가 이제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역시 낙태 찬성 단체인 '선택 아메리카'의 낸시 키넌 회장은 "부시 대통령은 고의적으로 충돌의 길을 선택했으며, 그는 우리와 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판결을 지지한 65%의 미국인들이 앞에 놓인 전투를 위해 준비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위한 계획된 부모연맹'(PPFA)의 캐런 펄 회장은 "존 로버츠의 지명은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대한 의문과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특히 로버츠가 정부의 변호사로 일할 때 낙태 합법화 판결이 번복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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