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 '아디다스-나이키' 쌍두체제 재편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07

독일 아디다스, 미국 리복 병합

유럽이 미국을 석권하다.

황당한 이야기라고 반박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로 다가왔다.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만큼은 말이다.

지난주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그리고 유럽은 표현할 수 없는 흥분에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반면 미국은 경악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유럽 스포츠 용품을 대변하는 독일의 아디다스가 미국의 맞수 리복을 병합했다. 인수 가격은 31억 유로(38억 달러.약 31억 9000억 원)." 이 같은 블룸버그통신의 보도(3일)는 무엇을 뜻할까?

무엇보다도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이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쌍두체제로 재편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던 아디다스가 연착륙에 성공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시장을 이끌었던 나이키와 한판을 겨룰 만큼 크게 성장하며 힘을 쌓았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허버트 하이너 아디다스-살로몬 회장이 리복 인수 직후 "일생일대의 모험이었고 대성공이었다. 새 지평을 넓혔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 성장 원동력을 얻었다. 리복과 함께 스포츠 용품 산업에서 비중을 점차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세계 스포츠화 시장은 115억 달러(약 11조 6600억 원). 지금까지는 나이키가 31%의 높은 점유율로 추종불허의 선두였다. 그렇지만 아디다스가 리복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사정은 달라졌다. 아디다스가 단숨에 점유율 28%로 뛰어오르며 두 거인 사이의 한판이 무척이나 볼 만하게 됐다.

미국 내에서도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것 같다. 미국은 나이키의 본거지. 이에 힘입어 나이키는 이 지역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점유율 36%로 지존으로 군림해 왔다.

아디다스는 지난해까지 8.9%로 참 초라한 면모였다. 그런데 리복의 12%가 더해지며 20.9%, 이제 붙어 볼 만하게 됐다. 이쯤 되면 나이키는 안방을 내 줄까 노심초사하게 된 반면, 아디다스는 음풍농월은 몰라도 심리적 여유를 바탕으로 한번 거세게 밀어붙일 만하게 됐다.

유럽에 금성탕지의 아성을 쌓고 미국 공략에 나선 아디다스의 야망. 독주의 안일에 젖어 있다 역습에 직면한 나이키의 수성.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펼쳐질 두 거대 스포츠 기업의 대회전이 어떤 모양새를 그릴지 벌써부터 자못 궁금하다.

최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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