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명품 난 빌려서 쓴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08

명품 대여업 온라인서도 성업


회원 등급 따라 횟수 ·이용기간 차별화
'구매는 부담, 짝퉁은 창피' 소비자 유혹


"돈 받고 명품을 빌려준다고? 에이, 그런 사업이 되겠어. 아무리 허영심이 하늘을 찌른다고 하지만…."

명품 열풍에 편승해 지난해 한두 개 업체가 문을 열 때, 썰렁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명품 대여업체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무리 명품이 좋다지만 남이 쓰던 물건을 어떻게 쓰냐"는 부정적 시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선두 주자들은 늘어나는 회원들을 주체하지 못하고 고르고 골라 로열 고객 위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피폭스'라는 온라인업체가 명품 대여 시장에 합류했다.

샤넬, 루이뷔통, 구찌, 에르메스, 까르띠에 등 이름만 들어도 눈이 번쩍 뜨이는 명품에 대한 소비가 달아오르고, 경제력이 안되면 '짝퉁'이라도 사야 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열기가 경기 불황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

굳이 구분하자면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려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짝퉁을 들자니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이들이 대여점을 이용한다. 각종 모임이나 파티가 많은 연말이나 졸업.입학 시즌뿐만 아니라 올해는 비수기였던 바캉스 시즌에도 명품 대여업체는 특수를 누렸다.

'휴가를 떠나면서 명품 하나쯤 걸치고 떠나고 싶어 하는' 이들을 맞춰 지난달 1일 오픈한 피폭스는 연회비에 따라 골드(18만 원) 블랙(28만 원) 블루(38만 원) 등 3단계로 회원을 모집한 결과 20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온라인 결제시스템 고장으로 정작 유료 회원을 70명밖에 받지 못한 피폭스는 발을 동동 구르며 시스템업체를 채근하고 있다.

피폭스 회원들은 등급에 따라 골드는 40만~80만 원, 블랙은 80~150만 원, 블루회원은 150만~600만 원짜리 명품을 연간 9~12차례 1주일씩 대여해 폼나게 들고 다닐 수 있다.

이수진 피폭스 마케팅 팀장은 "이미 주택 자동차 보석 공기정화기에 이르는 생활용품 모두가 렌털이 되고 있다"면서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빌려 쓰는 시대에 명품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역시 온라인업체 '두리스'(대표 한기철)도 1년 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일반 회원과 특별 회원으로 구분, 가방, 모자, 벨트 등 소품을 대여했던 두리스는 특별 회원들만을 중심으로 고품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240만 원, 120만 원, 60만 원의 대여 이용료를 미리 납부하면 인터넷을 통해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1~2년 동안 12~48회(회당 2주, 14일 대여 가능) 사용할 수 있다.

한기철 대표는 "20대의 경우 입사 면접시험이나 맞선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40~50대 주부의 경우엔 동창회 모임 등에 들고 가기 위해 대여 서비스를 받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명품족은 소장용으로 구입하는 경우와 과시욕으로 구매해 수시로 제품을 사들이는 경우로 나뉘는 것 같다"며 "대여점을 이용하는 고객은 아직은 남들에게 부유해 보이기 위한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명품이 개인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현실 때문에 명품 대여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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