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16

촉망받는 체조선수→사지마비 장애인→하버드 의대 인턴 수석→존스홉킨스 병원 수석 전문의
재미교포 '슈퍼맨 닥터 리' 이승복 씨

'미국 이민-촉망받는 체조선수-사지마비 장애인-다트머스.하버드 의대 인턴 과정 수석 졸업-존스홉킨스 병원 수석 전문의.'

불굴의 의지로 인간의 한계를 온몸으로 극복한 재미교포 이승복 씨(40.미국명 로버트 리)가 오는 29일 고국을 찾는다. 자신의 감동적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황금나침반) 출간에 맞춰 방한하는 것이다.



불굴의 의지 담은 자서전 출간 맞춰 방한

전 세계 재활환자들의 꿈과 희망 전도사


'슈퍼맨 닥터 리'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이 씨는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세계 최고 병원 존스홉킨스 수석 전문의다. 재활의학과 전공의인 그 자신 역시 재활을 통해 살아남은 사지마비 중증 장애인이다. 휠체어에 앉아 진료를 하는 그는 미국에서도 단 두 명뿐인 사지마비 장애인 의사 가운데 한 명이고,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희망이다.

8세 때인 1973년 약국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이 씨는 전도 유망한 체조선수였다. 고달픈 이민 생활을 하는 부모님을 지켜보면서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체조에 몰두했던 그는 마침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3년 전미 올림픽 예비 군단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체조팀을 운영하는 모든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쇄도했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손만 뻗으면 곧 현실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정상의 문턱에서 그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꿈을 접어야 했다. 담당 코치는 미국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자고 제의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서울 아시안게임(1986년)과 서울 올림픽(1988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장밋빛과 함께. 지나친 열정 때문이었을까? 코치의 말을 어기고 혼자 마루를 향해 뛰어올랐다가, 이 씨는 목을 쭉 늘인 상태에서 턱으로 땅에 박히고 말았다. 판정은 "일곱번째 경추 아래로 끊어진 신경들이 다시 붙어 살아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형선고였다. 평생 휠체어에 앉아서 손가락마저 움직이기 힘든 사지마비 상태로 그는 험난한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는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는 체조를 할 수 없게 됐다"는 분노를 자신의 앞에 놓여진 현실, 재활훈련에 쏟았다. 희망이 에너지이듯 그의 분노 또한 에너지였다. 물리치료 4개월 만에 그는 의사들도 놀랄 정도로 가능한 근육을 모두 쓰게 됐다.

도전은 이때부터 다시 시작됐다. 체조가 아니라 의학이었고, 아예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멀쩡한 사람도 하기 힘든데 포기하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는 불편한 손으로 아슬아슬하게 글씨를 쓰고 휠체어 바퀴를 돌리면서 시련과 전면 전쟁을 벌였다.

5개월의 피나는 준비 끝에 그는 뉴욕대에 입학했고, 이어 컬럼비아대에서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 한계를 극복한 그에게 더 이상 장애물은 없었다. 다트머스대 의대와 하버드대 의대에서 인턴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꿈에 그리던 전공의사가 되어 같은 처지에 놓인 재활환자들에게 온몸으로 희망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의 인간 승리 드라마는 <뉴욕 타임스> <볼티모어 선> AP통신 폭스TV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소개됐고, 감동을 받은 수많은 장애인들은 그에게 '슈퍼맨 닥터 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다음달 4일까지 국내에 머무르는 이 씨는 30일 태릉선수촌 체조장을 찾아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반추한다. 또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단평행봉 훈련 도중 추락해 1급 지체 장애인인 된 김소영 씨를 만나 그의 아픔을 보듬어줄 생각이다.

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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