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소장품 5만점 보면 한국 현대사가 보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29

전 문교부 장관 소강 민관식 옹 컬렉션에 얽힌 '우리들의 역사' 출간

서울 한남동 UN빌리지에 있는 전 문교부 장관 소강 민관식 옹(87)의 자택은 마치 한국 현대사를 집약해 놓은 역사 박물관 같다. 일제 때 학창 시절부터 광복 후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해오는 동안 사소한 것 하나 버리지 않고 모아온 물건들이 이른바 '민관식 컬렉션 룸'에 이리저리 뒤섞인 채 고스란히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컬렉션 룸의 소장품은 무려 5만여 점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민 옹 스스로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전부 알지 못할 정도다.

민 옹은 지금은 휴전선 이북인 경기도 개성에서 기미독립운동 1년 전인 1918년에 태어났다. 우리 나이로 미수(米壽)인 여든여덟 살. 경기고 전신인 경성제일고보를 나와 수원고농(현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이어 경도제국대학에 유학, 농림화학과를 수석으로 마쳤다.

민 옹은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었다. 생존해 있는 정치인 중 이승만 시절부터 정치를 해 온 몇 안되는 인물이다. 3, 4, 5, 6, 10대 국회위원을 지낸 5선 의원이다. 10.26 직후 국회의장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 그는 이승만, 조병욱, 김영삼, 김대중, 박정희, 김종필, 노태우, 전두환 등과 인연을 맺어 왔다.

대한체육회장, 문교부 장관, 증산육영회 이사장, 아세아정책연구원장, 대한약사회장,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 남북조절위 서울측 부의장 겸 공동의장 대리, 서울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 상허문화재단 이사장 등 이루 열거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직책을 맡았다.

그의 개인사 자체가 한국의 정치사이자 사회사, 남북관계사, 체육사라 할 만하다. 민관식 컬렉션을 구경하는 일은 따라서 한국 현대사를 시간 여행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민관식 컬렉션 탐험기-보물로 만나는 우리들의 역사> (웅진씽크하우스)는 수북이 쌓인 먼지를 들추고 민관식 컬렉션 룸을 샅샅이 뒤져가며 각각의 소장품이 간직하고 있는 사연을 풀어 놓은 책이다.

우리말을 쓸 수 없었던 일제 시대 민 옹의 학생 시절 노트를 비롯해 식민지 조선 상류층의 결혼 풍속도를 엿볼 수 있는 그의 결혼식 사진과 축사, 역대 대통령들의 선물, 암스트롱의 친필 사인이 담긴 달 착륙 발자국 사진 액자, 수영 선수 조오련이 아시안 게임에서 딴 금메달 등 온갖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민 옹은 앞으로 '민관식 박물관'을 세워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