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이 아니라 감성을 전합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33

SK 텔레콤 CF '사람을 향합니다' 캠페인
'화상 전화' 편…이산가족의 눈물 잔잔한 감동
'손가락' 편…손의 움직임만으로 기분 표현



세월은 참 덧없다. 벌써 광복 60년이다. 이 숫자는 동전의 양 닢이다. 다른 한 면은 남북 분단 60년을 가리킨다. 세월의 흐름은 무상하기만 했을까. 그렇지 만은 않은 듯싶다.

'철의 장막', '죽의 장막'보다 더 굳고 두꺼웠던 남북의 벽은 시나브로 허물어져 가며 한민족은 역시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됐다. 남북 이산 가족 상봉은 그때마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남북 경제 협력은 우리의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요즘 방송을 타고 있는 SK텔레콤의 한 광고는 시대의 흐름을 잘 쫓아갔다.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몰입된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곤 한다. 순식간에 일어난 감정의 이입이다.

오래된 시골역, 홀로 앉아 있는 머리가 온통 하얗게 센 할머니, 그 손에 들린 휴대폰. 적막하다. 아무 말도 없다. 아무 움직임도 없다. 그저 눈물만 흘리는 할머니. 세상은 그만 존재하는 것 같다. 화면이 바뀐다. 또 다른 할머니가 있다. 그 역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들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남과 북으로 갈라져 따로 살고 있는 이산 가족이었던 것. 오랜 세월 떨어져 서로의 생사조차 알지 못했던 자매가 서로의 얼굴에서 자신을 찾으며 흐느낀다.

말이 필요 없다. 느낌만으로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함축성이 매우 뛰어나다. 화상전화를 통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서로의 얼굴을 보며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담아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는 좋은 CF다.

'화상전화' 편은 이 같이 소재와 형식뿐에서만 아니라 기법에서도 빼어나다. 흑백 톤으로 찍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안타까웠던 그동안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하다.

이 CF는 또한 정보 통신 기술이 시간(60년)과 공간(남북)을 초월해 이산 가족의 만남을 도와 주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그 뜻은 마지막에서 읽을 수 있다. 마지막 화면에 흐르는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슬로건은 결국 기술의 발전은 사람을 위해서, 사람을 향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CF뿐만 아니다. SK텔레콤이 같이 내놓은 '손가락' 편도 독특한 형상과 긴 시간으로 광고계에 회자되고 있다.

크게 클로즈업된 손,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들리는 휴대폰 버튼 누르는 소리, 그리고 그 사람의 감정이 자막으로 흐른다.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지 않아도 손의 움직임만으로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수다를 떨고, 결심을 하고, 화를 내고, 사랑을 고백한다. 이 무슨 조화 속일까?

'엄지족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엄지손가락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이동통신을 만나면서 이미 사람들 간의 중요한 의사 소통 수단이 되어 버렸다는 것, 즉 문자 메시지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 사람의 기분과 감정까지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휴대전화 하나 등장하지 않고 꽤 긴 시간(45초) 그냥 손의 움직임만 나오는 점도 이채롭다. 순간적으로 이동통신 CF인 것을 잊을 정도다.

한편 이번 CF 두 편은 비틀스의 를 배경 음악으로 쓰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곡은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인기 있는 곡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자가 광고 용도로는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그동안 국내에서 광고 삽입곡으로 쓰인 전례가 없었다. 그러나 저작권자가 "이런 감동을 주는 광고라면 곡도 빛날 것"이라며 이번에 흔쾌히 사용을 허락했다고 한다.

SK텔레콤의 이번 두 편의 CF는 '사람을 향합니다' 캠페인의 첫번째 광고이다. 조중래 SK텔레콤 홍보실장(상무)는 "다양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세상이지만 '모든 기술은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을 향해 발전하고 사람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SK텔레콤의 비전과 철학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최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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