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점집 밀집화 대형화 추세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40


경기 불황의 여파로 점집이 점차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굨 인천 주안역 지하상가의 점집이 주말을 맞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명동 을지로 지하 상가 등 인파 밀집 지역 증가 추세
한번에 3000원 '박리다매' 주말마다 문전성시 '호황'


"인파 넘치는 상가에서 당신의 운을 쇼핑하세요." 미아리 운명철학원에서 길거리로 나온 점집이 좀더 품위를 갖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의 등장과 함께 역술원도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탑골 공원, 서울역 등 역술가들의 개별 노점 운명철학원, 사주 카페,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의 유행이 빛바래 가면서 동업 형태의 대형 점집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역술원을 개업했다는 주안역 지하상가의 역술인 평전 씨(40)는 "개인 역술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손님들이 찾아오길 꺼려 해 같이 공부한 동료 역술인들끼리 힘을 합쳐 '열린 역술원'을 열었다. 임대료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박리다매식 손님맞이 수입이 쏠쏠하다"라고 밝힌다. 평전 씨는 구체적 수입 공개를 꺼리면서 역술인 1인당 하루 20~30명의 손님을 맞는다고 살짝 귀띔했다.

퇴근길에 지하상가 역술원에 들른 직장인 박 모 씨(29.여)는 "주택가나 노점에 있는 점집을 들어갈 때는 쑥스러웠는데, 공개된 환한 장소에 있으니 마치 쇼핑하듯이 점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이직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역술인에게 물어봤다.

남자 친구와 함께 사주를 보러온 김 모 씨(21.여)는 "갈수록 취업하기가 어려워 한번 점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마침 상가에 이런 점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들렀다. 한번 상담에 3000원이긴 하지만 역술인들의 운세풀이가 진지해 위안이 됐다"면서 자신과 취업 재수를 하고 있는 남자 친구의 취업운을 의뢰했다.

고교생들도 이들 점집의 성업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성 모 씨(17.여)는 "입시 때문에 365일 긴장 상태로 살아야 하는 고교 3년생들에게 이런 것도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이라면서 "점집이 길거리에 개별적으로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했는데, 역술인들이 단체로 손님 여러 명을 보고 있어 마음 편하게 점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대형 역술원은 입주한 상가의 경기와 함께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인파가 몰리는 주말 저녁에는 줄을 설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역술가는 "오랜 기간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역술 사업도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젠 본격적으로 대형화로 가고 있다"면서 내년까지는 대형 역술원들의 등장과 성업을 예견했다. 실제로 서울역 지하에서 개인 역술원을 열고 있는 박 모 씨(45)는 "개업한 지 2년 됐는데 처음엔 조금 되는 것 같더니 요즘에는 하루 손님 3명 보기도 힘들다. 조만간 장소를 옮기든지 다른 형태로 전환하든지 무슨 수를 내야겠다"라고 털어놨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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