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숨쉬는 청계천 재래 시장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2:54

복원공사 때 ´뚝´ 덜어진 매출 온라인으로 메워
˚향수도 없고 임대료도 비싸 돌아가고 싶진 않다˚


"온라인서 부활하는 청계천 재래시장." 청계천 복원으로 설 땅이 줄어든 황학동 벼룩시장과 청계천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청계천변에 있던 노점 상인들이 옮겨 와 장사를 하고 있는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 내부 풍경.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었던 재래 상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많은 상인들은 아직도 황학동에 남아 있지만 청계천의 헌책방은 명맥 잇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적지 않은 상인들은 서울시가 마련한 동대문 풍물시장으로 옮겼다. 서울의 명물 재래.풍물시장이었던 청계천과 황학동에 오는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인터넷으로 판매 공간을 옮겼던 청계천 골동품 상인 두 명의 선택에 대해 들어 봤다.

2년 전 청계천 복원 공사로 생계의 주된 터전을 인터넷으로 옮긴 이응민 씨(41)는 청계천이 복원된 이후에도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 있다. 청계천 부근에서 헌책방을 하던 이 씨가 온라인에 둥지를 틀었던 것은 청계고가도로 철거가 예정돼 있던 2003년 초. 철거가 시작되면 손님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궁여지책으로 온라인에도 판로를 튼 것.

"헌책은 헌책방에서 보는 것이 제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비교해 가며 구입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인가 봐요."

이 씨가 고서들로 가득 찬 두 평 남짓한 상점 한쪽에 놓인 컴퓨터 앞에 앉아 고객들의 주문을 확인하고 게시판에 일일이 댓글을 달면서 하는 말이다.

지금은 옥션에서 나름대로 유명한 판매자가 되었지만 헌책방 주인으로 연상되는 옛 모습 그대로였다. 독수리 타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책 사진도 필름 카메라로 찍어 현상한 사진을 다시 스캐닝해 인터넷에 올렸을 정도다. 서투르지만 정성스런 이러한 모습이 고객들에게 오히려 호감을 주었는지 단골은 점차 늘었고, 지난 7월 고가도로가 철거될 무렵에는 절반으로 줄어든 상점 매출을 온라인이 메워 줄 정도가 되었다.

이 씨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로 돌아갈 생각에 대해서는 "없다"라고 말한다. "청계천이 복원되었지만 예전의 헌책방 거리가 주던 향수는 이미 찾아볼 수 없고, 임대료도 너무 비싸졌다"는 것이 이 씨의 말이다.

청계천을 터전으로 한 또 다른 판매자. 황학시장 안에 작은 상점을 마련하고, 1920~1960년대에 생산된 앤틱 시계를 판매하는 신중호 씨(54) 역시 요즘 온라인에 잔뜩 빠져 있다. 인터넷에서 그의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99%에 달하는 것을 보면 고객들은 신 씨의 제품에 빠져 있는 듯하다. "황학동으로 직접 찾아오는 손님이 인정상 그리운 건 사실이지만 매출이 너무 줄어 온라인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신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시계 수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

신 씨는 전직 거창고등학교 교사였고 8년 전에 은퇴했다. 그리고 1960년대부터 모은 수백 점의 앤틱 시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일생의 마지막 사업으로 여기고 있다. 신 씨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온라인을 택했기 때문에 지금 일에 만족한다"라고 말한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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