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세상] "대본소 살려야 한국 만화 원조 지켜진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3:17

전국 독자 10만 명·고용창출 효과도…정부 지원 절실
취임 후 15개 대본소 신설 "신설 점포에 무상 책 공급"

"한국 만화의 원조들이 없어지고 있다. 관심을 가져 달라."

17개 대본소 만화(일일만화) 출판사로 구성된 '한국만화출판인협회' 신임 회장 곽중열 씨(52,만화출판사 조은세상 대표)의 호소는 절실했다. <공포의 외인구단> 의 이현세 씨 등 약 30년 동안 한국 스타 만화의 산실 구실을 해왔으면서도 '공장만화'라는 오명 속에 요 몇 년 사이 위기를 맞은 대본소 만화를 다시 살려보겠다는 그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국만화출판인협회(1986년 출범) 3대 회장이 된 그는 대본소 만화 살리기에 나섰다. 새로 차리는 대본소(만화가게)에 무상으로 대본소 만화를 공급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것. 그의 취임 이후 한 달 반 동안 15개 대본소가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신설됐다. 17개 회원사의 지원을 받아 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00개 대본소가 남아있다. IMF 전까지 1만 개가 성업하던 상황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1500개라면 만화를 제작해도 수지 타산이 안 맞는다. 최소 500개 점포는 더 있어야 작가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다. 지금부터 500개 점포가 생길 때까지 신설하는 점포에 한해 무상으로 책을 계속 공급하겠다."

그는 대본소 만화가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정부는 대본소 만화를 만화로 봐주지도 않는다. 물론 지원도 없다. 하지만 대본소 만화를 보는 사람이 지금도 전국에 10만 명이나 된다. 작가, 총판, 외무사원, 대본소 업자 등 대본소로 먹고 사는 수도 엄청나다. 큰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분야다. 그리고 이렇게 많이 봐주는 책이 어디 있는가. 대중문화로서 인정해줄 만하다"고 주장했다. 대본소를 금연구역으로 법제화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설문 조사를 실시해 반대 의사를 보사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가 대본소를 잘 모른다. 대본소에는 청소년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다. 철저히 성인의 공간이다. PC방의 경우 이용자가 주로 청소년이기 때문에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르다. 철저히 성인의공간이다. 금연구역 지정은 대본소를 죽이는 행위다. 학교 주변 반경 200m 이내에 만화가게를 차릴 수 없도록 하는 학교보건법도 대본소의 목을 죄고 있다. 이미 청소년보호법으로 온갖 규제를 받고 있는데 또 무슨 규제인가."

대본소 만화 관련자들은 한 때 엄청난 부를 누리면서도 나름대로의 '죄책감’으로 그 동안 숨죽이며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바닥에 떨어져 있다. 대본소 만화의 위축은 어쩌면 시대의 대세이기도 하다. 양지로 나와 대본소 만화를 인정해 달라는 이들의 호소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장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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