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범 린포체 단독 인터뷰] "인생이란 탄생·죽음·환생의 과정"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3:52

'여섯 살 고승' 세 번 환생 거친 달라이 라마 분신
자비·사랑 강조…두번 째 환생 때 한국전쟁 참전

"도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

참 우둔한 질문일 게다. 겨우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진지했다. "인생이란 태어나서, 죽고, 다시 환생하는 과정이다"라고 답했다.

깜짝 놀랐다, 그런 대답은 음유 시인이나 철학자 입에서 나올 법한데. 그는 "birth(탄생), death(죽음), rebirth(환생)"이라고 정의했다. 삶은 죽음에서 생긴다. 보리가 죽더라도 씨앗은 죽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보리로 태어나는 것. 생명이 있는 것, 즉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는 불교 사상이다.

인생은 이렇다고 그 답을 한 사람은 말이 여섯 살이지 실제 나이는 168세다. 믿거나 말거나이겠지만 그는 세 번의 환생을 거친 린포체(환생한 고승)다. 법명은 '룸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일곱 번째 분신 스님이다. 불교 국가인 티베트는 환생은 윤회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실제 환생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룸범의 불교 세계를 궁금해 할 게다. 생로병사에 대해 그를 파고들었다. 생로병사는 인간의 '존재론적 순환'이며 불교 고행의 출발점이 아닌가. 그는 이 질문에 빙그레 웃고 만다. 한정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후 답을 듣겠다고 기대한 것이 난센스다. 그의 웃음은 이런 상황이 압축된 듯했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대립과 반목이 거듭되는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자비와 사랑이다"라고 했다. 그것은 중생이 살아가야 할 방식이며, 그러면 결국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뜻인 듯싶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풀었다. 무릎을 꿇은 할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비와 사랑을 강조했다. 룸범의 눈빛은 세상의 이치를 다 터득한 것처럼 보였다.

룸범이 두 번째 환생했을 때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전후 사정에 대해 알고 있었다. 비록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룸범은 4개 국어를 구사했다.

기차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한 번 들은 것은 잊는 법이 없는 룸범. 현대 과학이 '여섯 살 고승'의 이런 미스터리를 어떻게 설명할까. 20년 뒤 만남을 기약하며 룸범은 15일 자신의 고향인 티베트로 돌아간다. 내년 달라이라마 밑으로 들어가 20년간 수행의 길을 걸을 예정이다. 룸범 린포체의 20년 뒤가 궁금할 따름이다.

글·사진=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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