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까마귀로 국새 바로 세우기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2 23:58

현재 국새 금 가고 머리 두 개
국론 분열 상징 바꿔야
민족혼 뿌리 내리기 연합 주장

"상상의 까마귀야, 배아 줄기세포 진위 논란으로 곤두박질친 나라의 명예를 되찾아다오."

지난 9월 감사원이 나라 도장인 '국새(國璽)'에 금이 간 것으로 파악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내린 상황에서 한 민간 단체가 국새의 머리 부분을 삼족오(三足烏)로 만들어 나라의 기운을 되찾자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삼족오는 고대 신화에 나오는,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다.

최영광 민족혼 뿌리내리기 시민연합(민시련) 사무총장은 "정부 수립 50주년(1998년)을 맞아 새로 제작한 국새는 전통 제작 방식을 무시하고 제대로 고증도 거치지 않았다. 국가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화근덩어리이고 애물단지"라고 주장하면서 "근 몇 년간 국가가 평안치 못하고 최근엔 국가의 자랑거리가 한순간에 국제적 망신살로 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시련은 2003년 초 10만인 서명운동 등 국새 바로세우기 운동을 벌여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에 국새 교체를 건의한 바 있다. 또 지난 9월엔 감사원도 국새의 문제점을 지적해 민시련의 주장에 힘을 더해 주었다(본지 9월 23일자 참조).

최 사무총장은 "전통적 국새는 일신필두일로 몸체 하나에 머리 하나가 원칙이다. 국새의 인뉴(머리 부분)가 현재 머리가 두 개인 봉황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국가의 분열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이라며 "머리를 하나로 하여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아햐 한다. 고구려 벽화에도 등장하고 태양을 상징하며 용과 봉황을 거느린다는 삼족오를 인뉴로 지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삼족오는 BC 1987년 8대 단군 우서한 때 대궐로 날아 왔다는 세 발 달린 까마귀다. 또 중국에서는 서왕모(西王母)의 식사를 나르는 동물이라고도 생각했고, 한나라 화상석(畵像石)에는 서왕모 옆에 시중드는 삼족오가 흔히 그려져 있다. 일본축구협회 엠블렘도 삼족오인데 이를 두고 우리 고유의 유산을 베낀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우실하 항공대 교수는"문제는 우리가 너무나 우리의 문화 전통에 대해서 무지해서 오랜 역사와 사상적 배경을 지닌 삼족오를 활용하지 못한 데 있다"며 "삼족오는 동북아시아 공동의 유산이고, 일본은 그것을 현대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지 못할 뿐이다"며 '선조들의 것을 일본에 빼앗긴 꼴'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민시련이 '새 국새 제작 제안 서명안'을 이달 초 행자부 의정팀에 정식으로 접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자부가 새 국새 제작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기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민시련이 국새 제작 자문위원회 구성 선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문위원회 구성이 가장 중요하고 옥새 제작 방식에 있어 전통과 현대 방법의 적절한 조화가 큰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민시련은 서명안을 제출하면서 국새의 머리 부분뿐만 아니라 전통 주물 기법으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전통 기법의 단점과 현대 공학의 한계점으로 민시련과 의정팀 간에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국새 제작은 자문위원회를 내년 2월까지 구성하여 8월까지 구체적 방안 회의를 거친 후 12월쯤 최종 확정지을 것이라고 행자부 관계자는 밝혔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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