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를 위한 진로가이드] 국제 기구에 도전하세요 (상)
일간스포츠

입력 2006.01.13 00:03

경쟁률 500대1 '그러나 길은 있다'

#4차원 홀로그래피를 전공한 김은주 씨(26).

이화여대와 포항공대 대학원을 거쳐 모 통신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던 그는 톱5내에 드는 MBA를 공부하러 미국으로 떠난다. 연구원 재직시절 10여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그 분야에서는 떠오르는 스타였던 그녀가 미래가 보장된 연구소를 박차고 나왔다. 이공계 출신이 MBA를 공부한다면 언뜻 테크노CEO를 겨냥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녀는 남들은 꿈에도 생각 못할 야심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획득한 뒤 현지 미국 보험회사의 인력관리를 맡고 있는 이산 씨(32).

한국에서 다국적기업의 인사부에 재직 중이던 그는 불현듯 미 유학을 떠났다. 미 전역에서 모여든 대학원 신입생들의 오리엔테이션을 맡을 정도로 교수들의 신임이 두터운 그는 예정대로 박사학위를 획득했지만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다. 유학생들의 꿈인 교수 자리는 애초에 그가 바랐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보험회사도 그에겐 꿈을 이룰 때까지의 경력 쌓기 과정일 뿐이다.


외국 박사 또는 MBA 학력- 눈부신 직장경력-원어민에 가까운 영어실력.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커리어를 갖춘 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은 다름 아닌 국제기구이다.

국제기구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국제기구 지원자들도 비례해서 늘고 있다. IMF외환위기 이후 롤러코스터처럼 관심의 급상승과 급강하를 한차례 겪은 뒤 이제는 안정기를 되찾아 실력을 갖춘 지원자들의 숫자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2월엔 유엔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별경쟁시험이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치러진 바 있다. 작년엔 같은 시험에 140명이 응시해 1명이 합격했다. 표면상으로는 140대1인 셈이지만 유엔 자체 서류전형을 거쳤기 때문에 실제로는 500대1이 넘었을 것이라는 외교통상부 국제연합과 관계자의 예상이다.

■ 초급전문가 경쟁 치열

세계 각국 인재들의 경연장인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외교통상부에서 주관하는 초급전문가(Junior Professional Officer=JPO)제도이다. 일종의 인턴제도인데, 일은 국제기구에서 하고 임금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선발된 뒤 관심 있는 기구에서 1년 또는 2년을 근무한 뒤 인사고과에 따라 해당기구의 정식직원으로 채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이후 매년(1998년은 제외) 선발하고 있는데 작년까지 43명을 뽑아 진학 등의 이유로 지원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국제기구에 채용되었다. 선발 초창기에는 남자도 2~3명씩 선발되곤 했는데, 몇 년 전부터는 여성지원자들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순수한 국내파보다는 대부분 외국대학-대학원을 다닌 경력의 소유자가 많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JPO제도 외에도 외교통상부에서는 국제기구 후보자등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과 관련분야에서 2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은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인사센터의 후보자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 유엔기구 어디든지 응모자의 조건이 맞는 자리가 생기면 국제기구인사센터가 연락을 준다.

■나라별 인원배정 유엔국별경쟁 시험

유엔에 개별적으로 지원서를 내 서류전형을 통과한 이들을 대상으로 각국의 외교부의 주관하에 시험을 치루는 유엔국별경쟁시험(National Competitive Recruitment Examination)은 유엔에 가입한 나라별로 선발인원쿼터를 배정해 매년 선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가입 이후 유엔 국별경쟁시험을 8차례 유치하였으며, 그간 총 33명이 합격하고 이중 23명이 임용된 바 있다. 작년에는 140명의 서류전형 합격자들 가운데 딱 1명이 선발됐을 정도로 관문도 좁을 뿐더러 경쟁도 치열하다.

선발분야는 행정(Administration), 인구(Demography),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사서(Library), 정치(Political Affairs), 사회(Social Affairs), 통계(Statistics) 등 7개 분야이므로 가끔 어떤 분야를 공부해야 하냐고 묻는 지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겠다. 응시자격에는 여성을 우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건 없는 공개모집

이 외에도 공개모집이 있다. 공석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공모해서 선발하는데, 외교통상부 국제기구 취업사이트 (www.unrecruit.go.kr)나 유엔 직원모집 사이트(jobs.un.org/elearn/production/home.html )를 부지런히 순례하면 적시에 모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엔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 대부분의 등용문이기도 한 수시모집은 최종면접 전까지는 지원자에게 체재비등의 비용을 대주지 않기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의 본부가 있는 지역 가까이에 거주하고 있는게 유리하다. 또 해당 기구의 직원들과 직간접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들로부터 공석정보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접지역 거주자는 지역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유엔산하 유럽경제위원회 경제통상담당관 최대원 씨는 수시모집에 응시해서 합격한 사례이다. 미국의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를 하던 최씨는 학교신문에 실린 모집광고를 보고 응시했는데 "1, 2차 시험을 거쳐 3차 면접 그리고 채용되기까지 만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힌다. "유엔 직원 채용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어렵지만 합격한 뒤 채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한 전문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단 선발되면 거의 채용되는 수습제도도 있다. 유네스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고 있는 영프로페셔날프로그램(Young Professional Programme)이 그것. 국제기구가 독자적으로 모집, 선발된다. 석사 학위와 실무경험 등이 필요하며 어학실력은 필수.

■현직에 있으면 전출 바람직

국제기구의 파견요청에 따른 전출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경제적 리스크가 없으면서 높은 직급이 보장된 가장 바람직한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전문지식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곳이면서 상대방도 인정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라면 정부, 연구소, 대학을 꼽을 수 있다. 국제기구도 자체의 업무를 원할히 수행하기 위해 이들 기관과 일정한 연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공석이 생길 때마다 필요인력 파견을 요청한다.

우리나라는 국제기구의 분담금 비율이 높으면서 적정인원을 채우지 못한 국가이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전문인력의 파견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지원국에서 근무(6급)중 만국우편연합(UPU)사무국 1등서기관으로 선발된 이원자 씨와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 유네스코 사무국 유아교육과 과장으로 파견된 최수향 씨가 그와 같은 케이스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필리핀 지역 사무소장에 채용된 이상무 전 농림부 기획관리실장이나 FAO로마본부에 과장급으로 진출한 마재신 단국대 교수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해당기관에 근무하고 있지 않더라도 전문지식과 커리어를 갖추었다면 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정부기관 단체 연구소 등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국제기구 인턴십은 필수코스

국제기구 진출에서 인턴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제기구는 다국적 기업과 마찬가지로 즉시 인력감을 원하기 때문이다.

유엔 등 거의 모든 국제기구에서는 매년 정기적이든 비정기적이든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보수(IMF는 유급)이지만 실무경험도 쌓고 인맥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실무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권할만 하다. 전 세계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선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예전엔 어렵게 인턴십 기회를 얻고도 체재비 등의 문제 때문에 곤란을 겪곤 했는데, 4년 전부터 여성부에서 체재비와 항공료를 지원해주고 있다. 여성부 홈페이지(http://www.moge.go.kr)에는 국제기구를 겨냥하고 자체 선발한 인턴 40여명의 자세한 경력이 소개되어 있다. 경력계발의 좋은 사례이므로 적극 참조할 만하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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