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횡령 등 혐의… 서울구치소 수감
일간스포츠

입력 2006.04.28 23:21

서울중앙지법. 증거 인멸 등 우려 영장 발부
비자금 사용처. 정·관계 로비 수사 급물살 탈 듯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8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횡령ㆍ배임 혐의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날 정 회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이종석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 판사는 오후 8시 48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정 회장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현대차 비자금 용처와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대부분 피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관련자들이 모두 같은 회사 임직원이므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으며 횡령ㆍ배임 금액이 거액이어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실형 선고가 예상된다”라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부장 판사는 또 “피의자의 건강. 현대차 그룹의 경영난. 대외 신인도 하락. 국내 경제 악영향 등이 염려된다고 하지만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낮 12시 20분까지 진행한 뒤 점심 식사를 위해 중단됐다가 오후 2시에 속개돼 3시 30분 종료됐다. 정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의 마지막 절차로 진행된 피의자 의견 진술에서 “(앞으로) 기업 경영을 투명하게 하겠습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1년 이후 현대차 등 그룹 계열사의 회사 자금 120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현대우주항공㈜ 채무에 대한 자신의 연대보증 책임을 면하기 위해 계열사들을 1999년 8월과 2000년 4월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케 함으로써 현대차 등 계열사들에 총 3584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회장에 대해 최장 20일간 보강 조사를 벌인 뒤 기소할 방침이다. 이때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무리해 혐의가 드러나면 일괄 기소한다는 생각이다.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정 회장은 이날 밤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자동차 업계 ‘글로벌 톱 5’를 노리던 경영인에서 1.1평의 구치소 독방에 갇히는 ‘미결 수용자’ 신세로 전락했다.

서울구치소는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국정원 도청 사건의 신건ㆍ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 최태원ㆍ손길승 SK 그룹 회장. 정태수 한보 전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김우중 대우 전 회장 등 경제인들이 거쳐간 곳이다. 특히 정 회장의 동생인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도 1992년 현대상선 탈세 혐의로 서울 지검에 구속돼 같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적이 있어 정 회장 형제에게 서울구치소는 악연이 겹친 곳이 됐다.

장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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