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38마리와 오순도순 `행복 충전`
일간스포츠

입력 2006.05.02 11:00

무법자 라쿤… 요염한 뱀… 새침한 패렛


`동물 마술사` 토니 박의 아주 특별한 동거일기

나는 마술사다. 지난 1983년부터 마술에 토끼.비둘기 등을 이용하면서 동물과 친해졌고, 애완용 앵무새를 선물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동물과의 동거에 들어갔다. 동물가족은 점점 늘어 지금은 뱀.도마뱀.라쿤.페렛.고슴도치.토끼.햄스터.거북이.금붕어.비둘기 등 10여종 38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항상 즐겁고 재미난 동물가족과의 동거생활을 전한다.

나의 하루는 언제나 동물들의 먹이주는 것과 청소로 시작한다. 전에는 아들 성현이와 딸 성진이가 번갈아 청소했지만 지금은 학교생활 때문에 아침에는 내가 저녁에는 아이들이 돌본다. 사무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큰 덩치의 `꼴통`(라쿤.수컷.2살)이다. 가장 말썽장이이자 장난의 천재고, 무법자다. 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고무장갑(배설물을 치울 때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을 착용하고 우리 문을 열면 언제나 처럼 달려든다. 반갑다는 것인지, 먹이를 빨리 달라는 것인지 무조건 안긴다. 물을 마시면서 재롱을 부린다. 뒤집기도 잘하고 가끔 배를 문지르면서 애교도 부린다. 개사료와 과일 그리고 과자들을 좋아한다. 특히 새우깡은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마니아다.

`꼴통` 우리 청소 뒤에는 고슴도치 도치양(암컷.2살)과 도치군(수컷.5개월)을 돌본다. 도치양은 올초 신랑이 병으로 죽고 혼자 남은 과부(?)다. 사람을 잘따르지만 가끔 기분이 나쁘거나 소리에 민감할 땐 가시를 세워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곤 한다. 먹이인 밀웜이 특효약. 얼마전 분양받은 도치군은 아직 어려서 사람을 경계한다.

일단 먹이로 소란스러운 녀석들을 진정시키고 과묵하게 나를 바라보는 뱀들에게 다가간다. 사람들은 뱀을 혐오스럽고 무서운 동물로 생각하지만 뱀이야 말로 사람에게 가장 친숙하고 조용하며, 기르기 쉬운 동물 중 하나다. 우리 가족이 키우는 뱀은 2종류에 총 4마리다. 노란색 예쁜 무늬와 요염한 자태를 자랑하는 `알비노`(버미즈 파이숀.2살.2m20cm). 조이는 힘이 센 `레드파워`(레드테일 보아.2m) 아직 어린 콜롬비아 2마리다. 특히 알비노는 우리 가족의 마스코트다. 처음 분양받을 때는 1m였는데 식성이 좋아 금새 컸다.

가장 속 썩이는 녀석은 `레드파워`. 얼마나 힘이 센지 몸을 감으면 도무지 혼자 힘으로는 풀 수 없을 정도다. 목욕을 시키는데 발버둥치면서 아들 성진이의 다리를 감아 물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등 거칠게 없다. 콜롬비아 녀석들은 어려서인지 얌전하다. 유난히 사무실의 여자마술사 선화에게 절대 순종한다. 차를 타더라도 선화 무릎에서 가만히 또아리를 틀고 쉬며, 쇼핑을 가거나 놀러 갈 때도 몸 안과 주머니에서 움직임없이 기다릴 줄 안다. 선화가 잘 해주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선화는 처음 사무실을 찾았을 때 놀라 피해다니기 일쑤더니 지금은 허물도 직접 벗겨주고, 목욕도 시키면서 사랑스러워 한다(선화집에서 알면 놀랄텐데…ㅠㅠ). 뱀들은 처음 무서운 느낌을 갖게 하지만 차츰 묘한 감정과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신비함이 있는 것같다.



청소와 먹이주기를 시작한 지 벌써 40분이 지났지만 아직 돌 볼 동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 쉴 틈이 없다. 책상 아래에서 한마디 말없이 두 녀석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족제비 아라(페릿.수컷.4살)와 제비(수컷.2살). 터줏대감인 아라는 얼마 전에 아내 사랑이(암컷.2살)를 잃어 한층 처량해보인다(사랑이를 잠시 다른 곳에 맡겼더니 돌보는 사람이 먹이 조절 지식이 없어 저세상으로 보냈다. 페릿이 가장 잘하는 것은 목욕. 다른 동물에 비해 비교적 목욕을 잘한다.

드디어 참을성이 부족한 녀석들 차례다. 바로 도마뱀 마을의 입주자들. 사바나모니터(사바나.수컷.2살) 비어디드래곤(어디.암컷.2살) 자이언트테구(언트.2살) 워터드래곤(2살)이다. 목도리 도마뱀(도리.2살)도 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우리 곁을 떠났다. 사바나는 도마뱀 마을의 대장. 가장 먼저 달려들어 배를 채우고서야 다른 친구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언트는 요즘 턱이 안 좋아 특별식을 먹고 있고, 어디는 혼자놀기의 황제다. 이들 외에도 토끼 햄스터 거북이 금붕어 등이 서로 자기 먼저 돌봐달라고 줄을 섰다.

동물 돌보기가 끝나면 잠시 허리를 펴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1983년부터 비둘기를 시작으로 토끼 햄스터 앵무새 등등 많은 동물들과 동거했지만 `왜 동물들을 키우냐고?`고 묻는다면 마땅한 대답이 없다. 동물을 사랑하고 키우는 데 이유가 없다.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들과 함께하기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할 뿐이다.



■동물을 많이 키우기 위한 토니박의 노하우

△동물이 많아지면 키우는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단독주택이나 사무실 등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 급선무다. 처음 애완용으로 키운 앵무새는 밤마다 우렁찬 소리를 질러대 같은 건물 주민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이후 사무실 한쪽에 동물실을 만들어 동물들을 늘려갔다.

△먹이값이 늘어나는 것도 신경쓰이는 부분. 나는 골든햄스터 분양으로 먹이값을 충당한다. 원래 햄스터가 번식력이 좋고, 특히 골든햄스터는 가격이 높기 때문에 새끼를 낳면 청계천 등지에서 다른 동물 먹이와 물물교환한다.

△혼자 돌보기 어렵기에 온가족 모두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와 여자마술사 선화. 아들 성현이와 딸 성진이 등이 동물 돌보기를 분담한다. 그러다보니 동물키우기가 아이들 성장과 정서에 큰 도움이 됐다. 동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존귀성과 존엄성을 알게 됐고, 책임감도 생겼다. 성격도 온순해지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것은 덤이다.

토니박 <마술사.toneypark@ilgan.co.krhanmail.net>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