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대형 전문점에서, 크고 작은 카페에서, 사무실 자판기 앞에서 우리는 다정한 친구처럼 매일 커피를 만난다. 손수 추출해 먹는 원두 커피부터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일회용 커피까지 그 종류 또한 수없이 많고 다양하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문득 지쳤을 때나 해도 해도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커피 한 잔은 생각의 작은 오솔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혼자 있을 땐 헝클어진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일상의 여유를 함께 나누는 동반자이다. 은은한 커피 향에 묻어나는 빗속의 '꿈의 대화'. 요즘같이 자주 비 오는 날에는 커피와 만남이 제격이다.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 말 그대로 마시면서 갖는 짧고도 달콤한 휴식이 커피의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커피 CF가 쉼과 휴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달부터 전파를 탄 매일유업의 새 TV CF '카페라떼' 편은 커피 브레이크를 제안한다. 그것이 "커피의 진정한 가치"라고 말한다. 바쁜 일상을 탈출해서 혼자만의 여유를 즐겼으면 하는,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법한 욕구를 자연스럽게 속삭인다.
맨발로 잔디와 보도 블록을 사뿐히 걸어 보고, 옥상 정원에서 혼자 커피 타임을 즐기는 강혜정.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졌다." 그가 읊조리는 카피 한 구절은 바쁜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시간이 아닐까? 거기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그동안 커피 음료 광고는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강조해 사랑·우정이 주요 테마가 되어 왔다. 10년 전 론칭한 매일 카페라떼 역시 그동안 강동원·유지태·주진모 등의 남성 톱스타를 모델로 한,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 사랑이 단연 화두였다. 조인성·원빈 등이 나선 카페라떼 이후 론칭한 다양한 커피 음료들의 광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CF 카페라떼편은 커피의 진정한 가치, 커피 브레이크를 되찾자고 말한다. 남성 모델들이 주도하던 카페라떼 CF에 첫 여성 모델이 나선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강혜정의 변신을 보는 것은 이 CF의 색다른 묘미이다. 활달하고 풋풋한 이미지를 벗고 커리어 우먼으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뽐낸다.
치아 교정 후 첫 CF 나들이에 나선 강혜정은 배경 음악 와 잘 어울리는 화사한 원피스로 진한 커피색 분위기를 세련되게 연출했다.
진짜 커피 맛은 달콤함을 뺀 쓴맛과 그 맛으로 오랜 여운을 남기는 것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이 CF를 보고 있으면 혼자 편안하게 진짜 커피를 마시고 싶어진다.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