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시중에 유통된 바다이야기·황금성 게임기 전량을 압수하겠다고 밝히면서 관계 당국은 천문학적 숫자에 달하는 이들 기계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락기 제조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게임기의 크기는 높이 1.8m.
폭과 두께가 각각 0.65m와 0.8m이다. 대형 냉장고나 키 큰 자판기 크기다. 이들 오락기 6만 대를 빽빽이 세워 놓으면 축구장(110mx75m·2500평) 네 개를 가득 채울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오락기 압수 폐기는 수거도 수거지만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따라서 압수될 오락기는 별다른 용도가 없어 법원이 위법성을 최종 확정하면 경찰이 나서서 수거하는 족족 부수거나 태워야 할 판이다.
문제는 성인 PC방에서 수거된 최고급 사양의 PC이다. 경찰이 최근 압수한 PC가 지난 13일까지 14만 대를 넘어서고 있다. 압수된 PC는 법원 재판 결과 유죄가 결정되면 원칙적으로 몰수해 폐기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PC 폐기를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이라고 주장하면서 재활용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불법 사행성 게임장과 사행성 성인 PC방을 집중 단속한 결과 게임물 불법 개·변조 등으로 모두 8296건이 단속됐으며. PC 14만 5173대가 압수됐다.
경찰의 사행성 성인 PC방에 대한 집중 단속이 오는 10월 28일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중 단속 기간이 끝날 무렵엔 압수된 PC의 숫자가 수십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단속 경찰은 “사행성 성인 PC방에서 압수된 PC는 새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프로그램만 삭제하면 충분히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한 것들이라 폐기하기에는 정말 아까운 물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PC는 성인 게임기와 달리 컴퓨터에 있는 오락 관련 프로그램만 삭제하면 충분히 다른 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다. 학교나 복지센터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거나 저소득층 가정에서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