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 이제는 Sexy가 아니라 Fun!
일간스포츠

입력 2006.08.31 09:44

팬시점 분위기 성인용품·콘돔 전문점 인기
20대 초반 여성 주 고객…당당한 성문화 반영

성(性)이 젊어지고. 재미있어졌다. 젊은층의 개방된 성문화에 맞춰 최근 성인용품이나 콘돔을 판매하는 ‘밝은 분위기’의 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음지에서 벗어나 팬시점처럼 명랑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이한다는 점. 이 때문에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두 곳을 직접 가봤다.



▲ 성인용품점 ‘부르르’
성인용품점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생기는 불안한 마음은 의외로 깨끗하고 발랄한 내부 분위기에 이내 사그라진다. 일단 내부로 들어오면 같은 목적으로 모인 것을 서로 알기 때문인지 민망함도 없어진다.

명동의 한건물 2층에는 밝고 건전한 분위기를 표방하는 6평 남짓의 성인용품점 ‘부르르’가 있다. 지난 6월 말경에 문을 연 이 곳은 입소문을 타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강남역에 더 큰 규모의 분점을 열기도 했다. ‘명랑 완구’라는 별명답게 한 눈에 봐서는 성인용품인지 모를 귀여운 모양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직원은 손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제품을 재빨리 작동시켜 보여준다. 이곳저곳에서 ‘드르르’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명동에 쇼핑하러 나왔다가 소문을 듣고 처음 찾아왔다는 한 젊은 여성 손님은 “음침하지 않고 재미있어서 좋다”며 물품을 하나 사갔다.

일반 성인용품점의 고객이 주로 남성이라면 이곳의 주 고객은 20대 초반의 여성이라고 한다. 주로 여자친구들끼리 짝을 이뤄서 온다. 인터넷에서 할인 쿠폰을 발행받아 올 정도로 적극적인 여성도 있다. 이런 고객을 겨냥해 일부러 제품의 이름도 ‘기초자위 4종세트’ ‘인텐시브 세트’ 등 화장품처럼 지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도라에몽 모양의 바이브레이터는 입점 되는 그 즉시 팔려나가는 히트상품. 매장에서 가장 비싼 26만 9000원짜리 핑크색 바이브레이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 콘돔전문점 ‘콘도매니아’
이화여대 앞의 콘돔 전문점 ‘콘도매니아’에서 콘돔은 누가 볼까 후다닥 사버리는 부끄러운 물건이 아니라 생활필수품이자 재기발랄한 장난감이다. 지난해 12월 콘돔전문점이 처음 문을 열 때만해도 단순 화젯거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매출에도 탄력을 받아 지난 4월에는 홍대점도 오픈했다. 이대점 점장은 “처음에는 팬시점인 줄 알고 다가왔다가 깜짝 놀라 달아나버리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커플도 거리낌 없이 잘 들어온다”고 말했다.

밖에서 안을 전혀 들여다볼 수 없는 성인용품점과 달리 투명유리창으로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매장을 만들었다. 무려 200여 가지의 콘돔을 전시 해놓은 이 매장은 알록달록하다.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면 동물 모양의 이벤트용 콘돔이나 담배케이스, 껌통, 주스통과 같은 팬시콘돔이 많다. 커플 기념일용 선물. 생일선물. 집들이선물. 결혼선물 등으로 많이 구매한다고 한다. 식상한 선물보다는 재미있고 파격적이라는 점이 인기의 이유다. 코믹한 모양의 남성용 티 팬티나 다양한 체위을 연상시키는 열쇠고리도 인기상품이다.

가장 잘 나가는 콘돔 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점장님의 대답이 바로 이어진다. “이 제품인데요. 아주 얇아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느낌을 주고 정액받이용 주머니가 없어 성감을 높여주고…” 혼자서 약간 민망해하고 있었는데 설명은 막힘이 없다.

이곳 역시 손님의 70%가 여성이다. 대부분 부끄러워하면서도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그만큼 여성들의 성에 대한 관심과 당당함이 이제는 문화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 여성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인 이화여대에 1호점이 생긴 것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손기은(이화여대) 명예기자 [choori@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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