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F/W 의 특피 열풍, 그 상반된 시선
일간스포츠

입력 2006.09.05 13:42

[손지희의 패션 스트리트]

입추이 지났다 하더라도 한낮의 따가운 햇살은 아직 여름임을 말해 준다. 그러나 패션 잡지들은 벌써부터 가을·겨울의 유행 아이템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어느 날 한가로이 앉아 잡지책을 뒤적이던 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2006년 F/W 컬렉션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실로 동물을 보호하자는 마음에 혹은 동물 애호 단체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가짜 모피를 만들고 특정 가죽처럼 보이도록 기계로 찍어내는 수고까지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로라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진짜 악어·이구아나·상어 등 특수 가죽으로 만든 가방·구두·옷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매우 진귀한 가죽으로 만들었으므로 세계적으로 단 100개만 제작하여 판매할 예정이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 몇 마리의 악어가 필요하다", "생후 3개월 된 송아지의 가죽으로 만들었으므로 착용감이 매우 좋다" 등의 광고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페즈가 PETA(동물의 인도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의 모임)로부터 맹비난받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다. 제니퍼가 론칭한 의류 브랜드에서 진짜 모피로 만든 의상을 다량 제작했기 때문이란다.
 
매해 가을·겨울에는 모피가 유행하고 특수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 제작되었지만 올해는 특피에 대한 열풍이 더욱 거세다. 최근 패션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올 가을에 유난히 특피 제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에 대해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사람들은 갈수록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데 디자인만으로 승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요즘은 소비자들 개개인을 극진히 모시는 VIP 마케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

따라서 소비자 그 사람을 위한, 그 사람만 가지고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많은 패션 업계가 희소성이 있는 특수 가죽에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답변을 해 주었다.
 
예뻐 보이고 싶고 잘나 보이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매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고 유행을 창조해야 하는 패션 업계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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