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뚝심이 대단하다. 대한항공은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국내선 항공 운임 할인 혜택 축소 방침을 9월 1일 강행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초 장애인에 대해 국내선 항공 운임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추겠다는 것과 시행 시기를 9월 1일로 정했다는 방침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대한항공은 승객 감소와 유가 급등 등으로 원가 부담이 늘었고. 국내선의 경우 최근 3년간 연평균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비해 연간 수익이 6분의 1에 불과한 아시아나항공은 장애인에 대한 할인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매달 1만 2000~1만 3000명의 장애인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비용은 5억원가량이다. 앞으로도 1~6급 장애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50% 항공료 할인 혜택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정치권·민간단체 등의 비난이 거세자 당초 방침을 슬그머니 바꿨는데 그 내용이 ‘눈 가리고 아옹’식이어서 더욱 거센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4~6급 전체 장애인에 대해 할인 혜택을 축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더니 최근 그 대상을 5~6급 성인 장애인으로 줄였다. 우리나라 160만 명의 장애인 가운데 30%가량이 5~6급 장애인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제선 항공료는 건설교통부의 인가를 받아 책정되지만 국내선의 경우 원가만 공개하면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객 감동’을 모토로 내세우는 국적 항공사가 굳이 사회적 약자에 더 많은 부담을 줘가면서까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장애인 수는 한 달에 2만여 명. 이들에 대한 할인 혜택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매달 10억원 미만의 수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간 수천억원의 순익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또 1일부터 경로 우대와 청소년 할인 혜택도 폐지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10월 22일부터 ‘도박의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취항하기로 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인해 온 나라가 도박에 대한 우려에 휩싸여 있는 요즘 도박판이 지천에 깔린 도시로 국민을 11시간 만에 실어 나르겠다고 한창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이 우리 국민인 덕분에 연간 수천억원을 버는 대한항공.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임을 자임하는 대한항공은 그러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푼돈에까지 손을 대고. 한편으로는 홈페이지를 통해 푸짐한 경품을 내건 이벤트 등을 앞세운 채 ‘국부 유출’ 우려가 큰 도박 도시로 날아갈 준비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