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세느강’ 문화와 낭만이 흐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6.09.26 11:11

방문객 3000만 명 돌파 명소 자리 잡아
클린 공간…직장인들 점식 후 산책 코스




조선 시대 고관들이 많이 살던 북쪽 육조거리와 가난한 선비들과 서민들이 살던 남산골을 연결하던 청계천. 서민들이 빨래하고 목욕하는 등 정취가 넘치는 공간이었지만 근대화의 흐름에 밀려 1960년대 복개되는 불운한 운명을 맞았다.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한 청계천이 다음달 1일 복원 1주년을 맞이한다. 청계천은 이달 3일 방문객 3000만 명을 돌파하며 도심 속의 자연·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산책 및 조깅 인파가 몰리는 등 청계천의 인기는 날로 높아 가고 있다.

청계천의 부활은 서울 시민들에게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서울 시민들 스스로 청계천을 아름답게 이용하고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청계천 한구석에선 여전히 음주·가무·흡연·노숙 등 구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복원 1년을 맞은 청계천의 명암을 조명한다.

청계천은 ‘도심 속 에어컨’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름철 도심의 열섬 지역과 청계천 산책로의 온도 차이가 7도나 날 정도로 시원하다. 빌딩숲 속에 자리한 청계천은 샐러리맨들의 점심 산책로다. 청계천을 자주 이용한다는 회사원 김일호(39)씨는 “청계천이 없는 공간을 상상할 수 없다. 요즘은 가을이라 더욱 걷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청계천 8.12㎞ 중에서 산책으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청계광장(관철동)부터 삼일교(장교동)까지. 전체 길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코스다.

박호영 청계천관리센터 운영관리부장은 “하루 청계천 방문 인원이 주말 15만명 7000명. 평일 5만 9000명에 이른다. 화장실·쓰레기장·편의점이 없는 ‘클린’ 공간으로 완전히 자리 잡아 더욱 쾌적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청계천은 수질면에서도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한강물을 자양취수장에서 취수한 후 뚝섬의 정수장에서 정수해 올린다. 약 16㎞를 끌어올려 청계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물이 맑아지며 어류가 16종에서 최근 23종으로 늘었다.

청계천은 프랑스 세느강처럼 예술가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청계천 아티스트 팀만 공식적으로 58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모전교와 광교 사이 산책로. 광통교 위. 광교 아래. 장통교 위. 세운교 위. 두물다리 인근에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을 관리하는 서울문화재단은 청계천을 유럽의 세느 강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거리 예술가들은 마임·통기타 라이브·연극·풍물놀이·가훈 써 주기 등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모자나 통 같은 걸 놓아두고 시민들로부터 약간의 ‘격려금’을 받는다.

이보연(33 주부)씨는 “거리 예술가들 때문에 삭막했던 것이 사라지고 볼거리가 많아졌다. 문화와 낭만이 흐르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청계천이 빛나는 것은 모두의 나눔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충주시 사과나무 120주. 상주시 감나무 90주. 천안시 능수버들 16주. 창녕군 갈대 3만 본. 영주시 산철쭉 5400주. 포천시 구절초 2만본. 담양군 대나무 260주. 제주도 돌하르방 2개. 남해군 경관석 1개 등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기증했다.

또한 청계천 자원봉사자만 1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청계천 안전 지키미. 청계천 환경 안내. 청계천 역사 문화 가이드 등 3개 분야에 걸쳐 활동하며 뜨거운 청계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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