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호환. 다이어트일까. 아니다. 썰렁함이다. 2006 월드미스유니버시티대회 참가자들이 처음만나 서먹서먹한 지 불과 몇일만에 왕수다 모드로 돌입했다. 버스로 이동할 때는 노래방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떠들썩하다. 물론 여기에는 확실한 분위기 메이커가 있다.
브라질의 알메이다 아르셀라 두아씨(20·파돔대)와 노르웨이의 산드라 루라(20·호겐대). 분위기 메이커 1등을 놓고 겨루기라도 하는 양 참가자들 사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6월드미스유니버시티 참가자들은 버스를 순식간에 이동노래방으로 만들기도 했다. 맨 앞 오른쪽이 브라질대표 아르셀라 두아씨. 작은 사진은 노르웨이의 산드라 루라.
두아씨는 삼바의 정열을 그대로 버스 속으로 옮겨놓는다. 버스 안에서 음악이 나올 때면 춤을 추면서 일어나 다른 대표들의 흥을 돋운다. 팝송이 흘러 나올 때는 음악에 맞추어 박수만 치다가 재미가 없었던지 기사 아저씨에게 다른 음악을 주문하기도 한다.
“어제 들었던 한국 노래 한번 더!”라고 외치고 곧이어 트로트가 나오자 본격적인 몸놀림을 시작한다. 자기만 춤추는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을 일으켜 모두 신명나게 춤을 추도록 이끈다.
한번은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고 경고까지 줬다. “우리나라 아줌마들만 그러는줄 알았는데. 버스 속 유흥은 만국공통인 문화인가보다”라며 경호원들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혀를 내두른다.
루라는 참가동료들도 부족해 스태프들도 한식구처럼 대한다. 대표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호원들이 항상 무표정한 얼굴을 짓자 그들을 웃겨보겠다고 한국말을 배우기도 했다.
▲2006월드미스유니버시티참가자들이 31일 도라산역을 방문 깜찍한 모습으로 촬영하고 있다.
“까꿍” 이란 말을 배웠지만 제대로 발음이 되지않았던지 경호원과 함께 돌아왔다. 경호원은 어리둥절한 채 “도대체 루라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화보촬영 때는 “익살스런 표정으로 한컷 더 찍자”라며 동료들과 못난이 표정을 짓기도 해 사진기자들을 기쁘게 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추어 웃는 표정만 짓던 대표들도 각자 개성있는 몸짓과 얼굴을 표현할 수 있게 돼자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달 29일 생일을 맞은 영국 대표 필리파 스튜어트(21·옥스퍼드대)를 위해 깜짝 파티가 준비됐다.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한 생애 최고의 생일파티”라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에 크림을 묻히는 건 영국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 한국의 젊은이들이 그렇듯이 서로의 얼굴에 크림을 바르려고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현재 역사와 정치를 전공하고 있는데 장래 꿈은 앵커우먼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한국대표 정지원(22·연세대)양은 호스트국가 입장에서 손님 참가자들 수발을 들어주느라 파김치가 되기도 했다. 통역이 있긴 하지만 순간순간 대회 스태프와 대표들간의 의사소통을 돕고 있다. 일찍 한국에 들어온 참가자는 향수병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것도 바로 정양의 몫.
“우리는 경쟁을 하러 온게 아니에요. 새로운 친구. 멋진 여행을 위해서 하나가 될 거예요” 라트비아 대표 에바 안토노바(21)의 말은 서로를 챙겨주는 각국 대표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금새 이루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