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모델요? 남의 나라 얘기죠
일간스포츠

입력 2006.12.19 10:33

무대는 체력전 식사량은 운동선수 뺨쳐…
간식·야식은 절대 사절

“굶는 건 생각도 못해요. 체력이 달리면 모델 절대 못해요.”

지난 8월 스페인에서 거식증을 앓다 숨진 우루과이 모델 루이젤 라모스(22)와 11월에 사망한 브라질 출신 모델 아나 카롤리나(21). 깡마른 몸매를 만들려다 일어난 불상사 때문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마른 모델의 패션쇼 출연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모델들에겐 말 그대로 먼 나라 남의 얘기다.

2000년 슈퍼모델 SBS 스포츠 상을 수상하고 아름회(슈퍼모델 입상자들의 모임) 부회장으로 있는 모델 김효진(24)은 “패션쇼가 끝난 뒤 모델들이 먹는 음식량을 보면 깜짝 놀랄걸요. 웬만한 운동선수들 못잖아요”라며 거식증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건넸다.

패션쇼를 보는 사람이야 30분이면 끝나지만. 무대 위에 서는 모델은 새벽부터 밤중까지 쉬지 않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수이니 당연히 잘 먹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어요. 다만 야식이나 간식은 일체 먹지 않지만요. 말라깽이라면 뜨거운 조명 아래서 아마 쓰러질 거예요”라는 김씨의 말이 과장돼 보이지 않는다.

최수인 한국모델협회 이사는 “이젠 너무 마르면 모델을 할 수 없어요. 옷을 입었을 때 예뻐야 하는데 마르면 보기 싫죠”라며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모델들이 몸무게나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 무대에 올라가서 입은 옷의 모양새가 예쁘면 그만인 것이다. 탱크톱과 핫팬츠를 입었을 때 ‘살이 삐져 나올까’걱정하는 경우보다 배가 쏙 들어가서 옷의 모양새가 제대로 살지 않는 걸 더 걱정한다.

실제로 모델의 몸매가 마른 경향을 보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타이라 뱅크스와 같은 글래머 스타일의 모델이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그 이후 깡마른 몸매를 선호하면서 모델들 간에 과도한 다이어트 경쟁이 일었다. 심지어 거식증으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11월에 사망한 아나의 경우에는 174㎝에 40㎏. 체질량지수(BMI)가 13.2로 심각한 저체중이었다.

현재 한국 모델의 경우는 평균 키가 176~177㎝에 몸무게는 53~54㎏. 체질량 지수로 따지면 17.2 정도다. 지난 9월 스페인 마드리드시가 출연을 금지한 체질량지수 18 미만에 속하기는 하지만. 서양인의 골격이 동양인의 골격보다 큰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모델은 오히려 넉넉하다고 볼 수 있다.

최 이사는 지속적인 운동을 통한 탄력있는 몸매를 강조하면서 “건강한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라고 밝혔다.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키와 몸무게에 따른 비만도를 측정하는 수치.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구한다. 11월 사망한 모델 아나의 경우 몸무게 40㎏. 키 174㎝로 ‘40÷(1.74×1.74)=13.2’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수치에 따라 신체를 저체중(18.5 미만). 정상(18.5~24.99). 과체중(25~29.99). 비만(30 이상)으로 분류한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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