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가 달라진다는 이동통신 시장에 초고속 무선 인터넷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3월 KTF가 SKT보다 3개월 앞서 전국망을 깔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3세대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SK텔레콤의 'T로그인'과 KTF의 '아이플러그'가 벌이는 뜨거운 신경전을 점검해본다.
▲ KTF "전국망은 내가 먼저" 도전장
SK텔레콤이 선점한 3세대 통신의 초고속 무선인터넷 시장에 KTF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KTF는 지난달 22일 아이플러그(iPlug)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동 중에도 외장모뎀으로 노트북 PC 등을 HSDPA(고속패킷하향접속) 네트워크에 접속시켜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KTF의 3G망이 깔려있는 84개 시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나 SK텔레콤보다 3개월 정도 앞선 3월 1일에는 전국망을 다 깔게돼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다.
요금제는 월 2만9500원을 내면 1GB의 데이터통화를 제공하는 '아이플러그 베이직'과, 4만4500원에 2GB를 제공하는 '아이플러그 스페셜'이 있다.6월말까지 가입하면 9월 말까지 매달 4GB의 무료 데이터통화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에 비해 가격은 각 상품당 월 400~500원 정도 싼 편이다.
▲ SK텔레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2세대(EVDO)와 3세대(HSDPA)망을 통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로그인'을 출시했다. 가입자는 5만여 명.
SK텔레콤은 비록 KTF보다 3개월이 늦은 6월께에 3세대 전국망을 구축할 예정이지만 의외로 느긋하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의 선두업자라는 이점 때문이다. 현재의 가입자들을 3세대로 이어가는 전략을 통해 시장 우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정작 중요시 여기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서비스 내용이다. SK텔레콤 홍보실 송광현 매니저는 "분명히 3세대로 가는 것이 대세다. 하지만 3세대망의 품질 경쟁력과 콘텐트 등이 확보돼야 비로소 본격 경쟁이 된다. 한두 달 느리다는 것은 큰 변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신규 투자비용이 들지 않는 2세대망과 3세대망을 오가며 KTF의 공세에 적절히 대응, 수익성도 챙기고 가입자도 확대한다는 '일거 양득'의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이에 대해 오영호 KTF 홍보팀장은 "SK텔레콤은 2G망을 함께 사용하는 반면, 우리는 전체가 3G망이다"며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전국 서비스 또한 앞서서 시행한다. 또한 가격도 싸다. 이제야말로 판도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며 자신감을 밝혔다.
가입자 확보 차원에서 보면 일단은 SK텔레콤이 유리한 형국이지만 KTF의 자신감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실제 아이플러그의 전송 속도는 초당 최고 3.6Mbps에 이르러 T로그인의 1.8Mbps에 비해 2배 이상 빠르다. 모뎀 가격도 17만~18만원대로 T로그인보다 4만~5만원 정도 싸다.
오 팀장은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3세대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선 KTF가 속도와 요금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KTF는 3월 전국망이 완료되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초조감을 느낀 SKT가 6월 예정인 전국망 확보를 5월까지 앞당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초고속 무선 인터넷 전쟁에도 변수는 있다. 서비스를 이동하려면 기존 번호를 버리고 010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첫번째 장애물이다. 번호 변경문제를 넘어서도 콘텐트 확보와 품질이 문제다.
초고속 무선 인터넷을 놓고 속도냐 품질이냐 논쟁이 서서히 점화되고 있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