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님, 인터뷰는 늘 이렇게 하십니까?"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있는 손석희 교수와 이 프로에 출연한 이태식 주미 한국 대사간에 설전이 펼쳐져 누리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설전은 이번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범인 조승희의 부모에 대한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됐다. 이 대사가 "지금은 가족들이 영사 면담을 희망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가족의 마음이 진정되면 만나려고 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손 교수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있지만 조씨 부모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정부입장에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대사는 "정부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이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해 손교수는 "인터뷰를 계속 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라고 말한 후 교민 사회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 대사는 "한국인이 개입돼 많이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고 교민 사회도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정신 착란 증세가 있는 개인이 일으킨 사건으로 일단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한국인을 대신해 유감과 사죄를 표한다"는 이 대사의 17일 발언 논란에 대해 "'We feel very sorry'로 말했고 사죄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과 한국인의 슬픔에 동참하고 있고 심심한 조문을 표명한다,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손 교수는 "앞부분에 이 대사와 진행자인 저 사이에 조금 불편한 관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조금 서운하게 받아들였던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답변이 부족했다면 보완해서 질문을 해도 되는데 질문의 진위를 잘못 알아듣는 사람으로 치부하니까 그랬다. 나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죄송합니다만 질문의 진위를 잘못 알아들은 분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끝맺었다.
방송이 끝나자 '손석희 시선집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손 교수와 이 대사의 진행 태도와 질의응답 내용에 대한 누리꾼의 비난 댓글이 빗발쳤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