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자판을 보면 한글 자모와 알파벳 이외에 여러 가지 특수 기호들이 있다. 대부분 시프트 키를 누르고 자판을 두드려야 모니터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 기호들이 CF 속에 등장하고 있다. 특별한 관심을 자신들에게 시프트하라는 듯이 …. 최근 늘어난 알파벳 이니셜 광고와 차별성을 두며 특수 기호 사냥에 나선 광고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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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첫 기업 이미지 광고를 제작한 기아자동차는 물음표(?)를 앞세웠다. 기아자동차는 이번 광고에서 새롭게 선보인 슬로건 'DESIGN' 중 철자 일부를 특수 기호 물음표로 변형했다. 물음표는 세상·자동차·고객에 대한 호기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슬로건인 디자인을 단순한 외형적 디자인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 놀라운 혁신, 고객을 위한 변화의 노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물음표와 함께 등장하는 전구는 기아자동차의 호기심이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물음표의 의미를 돕고 있다.
SK텔레콤의 대표 브랜드 T는 '24:hours'라는 수식어를 덧붙인 '누려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선보이고 있는 특수 기호는 '콜론(:)'. 콜론은 전자 시계에서 쓰이는 시간 코드로서 24시간 동안 T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 SK텔레콤 캠페인은 순차적으로 일상생활 속 이동 통신의 가치를 다룬 24개의 색다른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 KT의 새로운 기업 광고에는 '작은 따옴표('')'가 등장한다. 세계인의 삶 속에 대한민국 IT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담겠다는 의지를 작은 따옴표로 표현하고 있다.
초고속 인테넛 시스템의 제공으로 러시아·베트남·태국 사람들에겐 '미소'와 '즐거움'을, 도하 아시안게임 통신 시스템 운영으로 아시아인에겐 '기록'을, 남북 이산 가족 화상 통화를 통해 누군가에겐 '감동'을 준다는 내용이다. 사람들의 표정을 ''안에 표시함으로써 생생한 느낌을 전달한다.
제일상호저축은행은 40년의 오랜 역사, 1997년 상장 기업의 든든함, 2초 5000억원 자산보다 더 큰 힘이 고객을 제일로 생각하는 마음임을 부등호(>)로 표현한다.
이와 같은 부등호는 지난 3월 "줄수록 더 커지는 행복 방정식"이라는 카피의 SK텔레콤 기업 PR에서도 사용되었다. 내가 더 사랑하고, 반갑고, 따뜻하다는 등의 내레이션이 사랑과 정이 넘쳐 나는 두 사람 사이의 부등호로 더욱 감동을 줬다.
KT 집 전화 재테크 편에서는 차승원이 칠판에 "재테크 법칙 제1조, 휴대폰에 걸 때 집 전화로”라고 외치며 원화(\) 표시를 큼직하게 쓴다. 원화 표시를 통해 서비스의 저렴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CF에 등장하는 특수 기호는 시각적 효과는 물론일뿐더러 광고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적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또 어떤 기호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새로운 상징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할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