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에 50곳의 병영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며, 아예 법안까지 바꾸어 새로 신축되는 현대화 막사마다 병영도서관이 반영되도록 한 '엄마의 힘'이 화제다. 민승현 사단법인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본부장이 그 주인공. 육군에서는 이러한 헌신과 열정을 높이 사 여성정책자문위원이란 직함까지 부여했다.
민 본부장은 요즘도 한달에 절반은 강원도 양구·철원·인제·홍천에서부터 제주도 서귀포까지 전국 각지의 군부대를 순회하며 병영문화 개선의 전도사 구실을 수행하고 있다.
군대 위병소 문턱에도 가본 적 없는 민 본부장이 군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입대를 앞둔 큰 아들의 번민에서 비롯됐다.
"엄마, 군대에 정말 가기 싫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다녀오는 게 당연한 게 아냐?"
마음을 몰라준다며 야속해 하는 아들을 등 떠밀다시피 군대에 보내며 엄마는 남 몰래 연구에 들어갔다. 아들 또래의 대학생들을 만나 고민도 들어보고, 주변의 직업군인들도 수소문해 군대의 현실에 대해 들었다. "군에 가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없어 퇴보한다"는 게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생각이었다.
매년 30만명이 입대를 하고 제대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이 반복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생각했다. 국가가 미처 겨를이 없다면 엄마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결심하며 사재를 털고 주변의 후원인들도 모았다.
병영도서관(당시는 진중도서관)건립 국민운동이 시작된 것이다.마침내 1999년 육군 제1사단 통신대대에 전진도서관이란 이름으로 첫 병영도서관이 오픈했다.
"읽을 만한 책이 없다며 지원을 호소하는 절절한 편지들을 읽으며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대한민국은 세계 10대 무역강국에 선진국 모임인 OECD 국가가 아닙니까? 게다가 세계 최고의 학력을 가진 우리 군대 현실이 안따깝기만 했습니다."
민승현 본부장의 노력은 2003년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개정을 이끌어내 병영도서관을 법제화하며 새로 건립되는 신형막사에 20평 규모의 병영도서관이 반영되도록 했다. 그러나 시설은 있어도 아직 책이 없다. 다시 한 번 엄마들의 힘이 필요할 때다.
민 본부장은 사회의 관심으로 군대가 대학 못지 않은 지식병영으로 바뀌어 나가며, 그러한 지식병영의 자원을 통해 농어촌 산골 공부방을 지원하는 지식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후원문의 02-4465-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