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마차가 있는 풍경’ 세계가 고흐 진품 인정
일간스포츠

입력 2008.01.10 12:04


미술계에 그랜드슬램이 있다면 이런 걸까?

서병수씨의 소장품인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이 빈센트 반 고흐의 진품임을 확인하는 감정 결과가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컴퓨터를 활용한 과학적 분석 기법까지 동원된 감정에서 진품을 확인받으면서 이 그림의 가치는 날개가 돋쳤다.

서씨는 지난해 말 반갑고 귀중한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코리 클린톤 하버드대 미술화학연구소 교수의 고흐 그림에 대한 감정 결과였다.

서씨 측이 보낸 드럼 스캔 필름을 갖고 방출 화학 분광 분석(ESA: Emission Spectrochemical Analysis) 기법을 동원, 이 그림의 연대를 확인한 클린톤 교수는 "120년 정도 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고흐가 자신의 여동생(빌헬미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을 1890년 6월에 그렸다"는 점을 밝힌 사실을 감안할 때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는 연대다.


클린톤 교수는 이 감정서에서 "붓 놀림은 명백하게 고흐의 스타일이다. 정확한 기하학적 배열, 무작위 대상물의 구성 표현 화법 등은 고흐 전문가와 미술 화학 분야 전문가들을 불문하고 그림의 진품 여부에 의문의 여지가 없게 한다"라고 밝혔다. 클린톤 교수는 "천재의 작업을 보니 절로 경의를 갖게 된다. 이 작품의 발견은 문화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서씨의 의뢰를 받아 이번 일을 추진한 미국 측 로펌은 "클린톤 교수는 미술 화학 분야에서 가장 이름 있는 학자"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촉망받는 아트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마리아 주르바노 시카고대 교수도 비슷한 감정 결과를 서씨에게 보내왔다. 주르바노 교수는 "그림에 사용된 터치와 색상은 고흐 작품에서 사용된 기법과 같다. 이 그림은 고흐가 1890년 6월에 그린 작품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주르바노 교수는 "원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 그림을 디지털 이미지로나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며 아울러 매우 흥분되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미국 측에서 잇달아 나온 진품 감정 결과는 서씨에게 더욱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미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일본 등에서 진품임을 거푸 확인받았지만 세계 미술계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진품임에 틀림없다"는 감정 의견이 나온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정상급 고흐 미술품 감정사인 헤르 트로이스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측 큰손들로부터 의뢰받고 감정을 실시한 뒤 진품으로 결론 낸 뒤 가치가 치솟은 추세에 더욱 박차를 가할 듯하다.

지금까지 미유 유타카·아라이(이상 일본)·리차드 카스톤(영국)·스테판 반 비제(독일) 등 세계 유명 고흐 학자들이 서씨의 소장품을 감정한 뒤 "진품을 확신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으며 이때마다 가치는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의 마지막 한 점은 고흐학회가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고흐학회는 서씨의 소장품 감정을 위한 6인 스터디그룹을 구성, 현재 감정을 실시하고 있다. 3~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서씨 측이 비공식적으로 입수한 현지 소식통 정보에 따르면 현재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별다른 걸림돌 없이 진품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최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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