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많은 ‘데이’ 다 챙기다 죽겠 ‘데이’
일간스포츠

입력 2008.02.13 10:29

매달 14일은 온통 기념일
일상 벗어난 활력소 삼기 위한 절제의 지혜 필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진 덕에 길거리는 꽃과 초콜릿 향기로 가득하다.

전문가들은 ‘미드’(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미국 TV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밸런타인데이 문화가 크리스마스와 함께 보편적 축제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밸런타인데이뿐만 아니라 매달 14일이 되면 ‘○○○데이’라는 기념일들이 달력을 온통 채우고 있다.


■매달 14일엔 쉴 틈이 없네

한 달 뒤인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로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날이다.

하지만 밸런타인데이는 3세기 로마의 밸런타인 사제를 기리는 날이지만 화이트데이의 기원은 일본 유명 제과회사의 캠페인 덕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4월 14일엔 솔로들을 위한 블랙데이가 있다. 초콜릿도 사탕도 받지 못한 남녀가 만나 자장면을 먹으며 서로를 위로하는 날이다.

이런 기념일은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부터 시작한다. 1년 동안 쓸 다이어리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날이다. 5월 14일은 연인들이 장미꽃 사이를 거닐며 데이트하는 로즈데이, 6월 14일은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며 입맞춤을 나누는 키스데이다.

7월 14일은 실버데이로 주위 사람들에게 연인을 소개하면서 실버 액세서리를 주고받는 날, 8월 14일은 그린데이로 솔로는 소주 마시며 외로움을 달래고, 커플은 삼림욕을 하며 무더위를 달래는 날이다.

9월 14일엔 연인이 사진을 함께 찍어 한 장씩 나눠 갖는 포토데이, 10월 14일엔 사랑하는 사람과 와인을 마시는 로맨틱한 와인데이, 11월 14일엔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새콤한 오렌지 쥬스를 함께 마시는 무비&오렌지데이, 12월 14일은 연인끼리 포옹으로 추운 겨울을 함께 녹이는 허그데이가 있다.

■이런 기념일도 있다

14일 이외에도 많은 기념일이 있다. 우선 중고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빼빼로 데이는 11월 11일로, “키 크고 날씬해지라”며 길쭉한 모양의 과자 빼빼로를 주고 받은 데서 유래됐으나 최근에는 주로 연인들이 선물을 나누는 ‘제2의 밸런타인데이’로 자리를 잡았다.

3이 겹치는 3월 3일은 삼겹살데이로 축협이 양돈 농가의 소득을 늘리기 위하여 삼겹살을 먹는 날로 정했다. 이와 유사하게 5월 2일은 오이데이로 농촌진흥청이 오이 농가의 소득을 늘리기 위하여 오이를 먹는 날, 9월 2일은 구이데이로 농림부가 돼지고기·닭고기 따위를 많이 구워 먹자는 취지에서 정했다.

이 밖에도 3월 7일 삼치데이, 5월 3일 오삼(오징어와 삼겹살)데이, 7월 5일 추어탕 데이, 9월 9일 구구데이(닭고기와 계란을 먹는 날) 등이 있고, 10월 24일은 사과가 풍성하게 열리는 10월에 둘(2)이 서로 사(4)과한다는 의미로 애플데이라고도 한다.

■절제의 지혜 필요

이렇듯 많은 기념일들에 대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상당히 크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무엇이든 동전의 양면이 있다. 기념일도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남으로써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사람들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시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상업화가 심해지면서 선물을 받지 못해 소외 받는 사람들이나, 더 비싸고 좋은 것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서운해 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며 “서로 부담스럽지 않게 작은 것을 주고 받으며 기분 전환을 만끽할 수 있는 절제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매월 14일 기념일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
4월 14일 블랙데이
5월 14일 로즈데이
6월 14일 키스데이
7월 14일 실버데이
8월 14일 그린데이
9월 14일 포토데이
10월 14일 와인데이
11월 14일 무비&오렌지데이
12월 14일 허그데이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