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신문수 화백 “로봇 찌빠는 21세기 어린이들의 수호신”
"로봇 찌빠는 21세기 어린이들의 수호신이 될 것이다."
한국 명랑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만화가 신문수 화백(69)이 뒤늦게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평생의 역작인 만화 '로봇 찌빠'가 공중파 및 케이블에서 TV 애니메이션(편당 11분물 52부작)으로 제작돼 편성되기 때문.
1974년부터 94년까지 소년중앙에서 장기 연재한 '로봇 찌빠'는 2009년 9월 공중파 방송을 목표로 34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신 화백은 1970~80년대 '도깨비 감투' '원시소년 똘비' '포졸 딸꾹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도 대표작인 '로봇 찌빠'는 김수정의 '아기공룡 둘리' 이후 애니메이션·캐릭터화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만화 0순위로 꼽혀왔다. 많은 업체가 신 화백에게 애니메이션 제안을 해왔고, 애니메이션 제작사 고구미 프로덕션이 지난해 6월부터 '로봇 찌빠'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했다. 2D 디지털 애니메이션 형태다.
신 화백은 "21세기는 로봇의 시대다. 로봇 찌빠가 21세기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과거에 '로봇 찌빠'의 캐릭터 관리를 잘 못해서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항상 아쉬웠다. 이제 빛을 보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52부작 중 2부의 시나리오 작업이 끝난 애니메이션 '로봇 찌빠'는 원작 만화와 달라 재미를 더한다. 만화에선 몸에 고장이 일어나 살짝 맛이 간 로봇 찌빠가 팔팔이의 집에 숨어드는 설정이었지만 애니메이션에선 부서진 로봇 찌빠를 팔팔이가 조립하고, 로봇 찌빠가 외계인들과 대결하게 된다. 만화의 공간이 지구였다면 애니메이션의 공간은 우주로 확대된다. 만화와 달리 외계인 캐릭터와 여자 로봇이 전면에 나선다.
윤혜숙 고구미 프로덕션 대표는 "보기에 편하고 캐릭터가 눈에 잘 들어오는 2D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겠다. 스토리 전개가 모험 위주로 무척 박진감 넘칠 것"이라고 전했다. '로봇 찌빠'가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로보트 태권V'와 같은 거대 로봇물보다 상품화시키기에 편하다는 점. 업계는 로봇물의 상품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화백은 "내 자식들이 학교 다닐 때 '신 찌빠'로 불렸고, 대를 이어 외손자들도 '찌빠'로 불리고 있다"며 세대를 넘나드는 '로봇 찌빠'의 생명력을 강조했다.
한편 신 화백은 오는 21일 열리는 서울 중앙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등과 함께 '자랑스러운 중앙인'에 선정됐다.
글·사진=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