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외인부대 바람’ 해외파 vs 연예인파
일간스포츠

입력 2008.08.03 15:22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뮤지컬 '시카고'의 피날레 무대는 살인자에서 보더빌 배우로 재탄생한 벨마(김지현)와 록시(옥주현)의 춤과 함께 금빛으로 물들었다.

현재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의 무대는 뮤지컬계에 불고 있는 외인부대의 바람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일본 극단 시키의 수석 배우로 활약했던 김지현과 가수 출신의 옥주현이 투톱을 맡은 사실은 국내에서 성장한 정통 뮤지컬 배우들에겐 자극제가 되고 있다.

뮤지컬계에서 해외파와 연예인파가 그 세력을 늘려가고 있다. 해외나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우수 자원들이 급성장하고 국내 뮤지컬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기 때문. 해외파는 김지현을 필두로 일본에서 수학한 고영빈·박동하, '헤어 스프레이'의 주인공을 맡았던 미국 유학파 출신의 왕브리타·미국에서 활약한 김소정·등이 세력을 이루고 있다.

연예인파는 이제 옥주현을 비롯해 8~9월에 새롭게 무대에 오르는 '햄릿'의 이지훈·'마이 페어 레이디'의 이형철·'제너두'의 김희철과 강인 등까지 일일이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해외파와 연예인파, 그들의 명암을 분석해 봤다.


○해외파, 탄탄한 기본기로 승부

해외파가 대체로 기본기가 좋고 실력이 탄탄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앞으로 더 많은 해외파가 국내 뮤지컬 시장의 문을 두드릴 걸로 예상된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는 "해외파는 테크닉적으로 정돈되어 있다. 일본파의 경우 개인적이기는 하지만 연습에서 철저하다"면서 "일과 사생활에 선을 명확히 긋는다. 기본기도 잘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해외파들이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지는 못하다는 평이다. 남경주는 "해외파의 경우 가장 문제는 발음이 좀 부정확하다. 특히 연기 부분에서 경계를 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면서 "문화적 환경에서 비롯된 정서적 차이를 해외파들이 극복해야 한다. 잘 하기는 하는데 김치 먹으며 '이 맛이야'하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준비 기간이 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지명도를 가졌던 재미교포 1.5세인 마이클 리가 2006년 국내서 '미스 사이공'에 투입됐다가 국내 팬들의 정서를 맞추지 못해 미국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


○연예인파, 티켓 파워로 맞서

연예인파는 유명세 때문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티켓 파워를 발생시킨다. 연기 훈련의 필요성을 느끼는 연예인과 티켓을 팔아야 하는 뮤지컬 기획자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연예인의 뮤지컬 진출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뮤지컬컴퍼니 컬쳐피아의 황규학 대표는 "역시 연예인 기용은 홍보적인 측면이 크고, 연예인들의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작품과 동떨어진 끼워 맞추기식 연예인 기용은 팬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서 "예전에 모 가수를 주인공으로 기용했다가 막상 춤과 연기가 안 되어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연예인 잘못 쓰면 완전히 회복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옥주현의 경우 뮤지컬계에 자리 잡은 성공 사례이지만 넘치는 감정을 무대 언어로 좀 더 순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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