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3일 전세계에 발매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와 11월 11일 출시되는 아이온은 묘한 경쟁선상에 있다.
서로 피해갈 수 없는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고, 또한 전세계 PC온라인 게임 시장의 큰 손들인 양사의 출시라 선의의 대결로 시장을 넓혀가는 계기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출시 시기가 겹친 것과 관련 “블리자드와 엔씨소프트는 숙명적 관계인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블리자드는 경쟁자이기보다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그는 “블리자드와 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지만 굉장히 고마운 회사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게임 산업을 보면 유럽과 미국은 콘솔시장이 대부분이다. PC게임시장의 메인 플레이어가 세계적으로 적은 시장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성공시킨 블리자드가 있어서 PC시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엔씨소프트한테는 좋은 파트너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PC 온라인 시장에서 더 좋은 게임 만들어지고 성공작이 많이 나온다면 PC온라인 게임 시장이 훨씬 더 활성화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온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를 뛰어넘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꼭 성공해야 하고, 성공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에버퀘스트 서비스를 통해 게리엇 형제를 만났고, 게리엇에게 타뷸라라사를 포함 1000억원을 썼다고 하지만, 아레나넷의 인수, 길드워의 성공, 미국내 엔씨라는 회사의 뿌리내리기와 위상확보 등 그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위상을 다지는데 든든한 역할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블리자드의 경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출시 당시 엔씨소프트에서 접었던 에버퀘스트 유저층을 흡수해 MMORPG 장르에서 성공했다. 물론 월드오브워크래크트가 리니지나 리니지2와는 다른 퀘스트 위주의 탁월한 게임성을 제시한 것과 워크래프트의 전통을 담아 역사성을 구현한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에버퀘스트 유저층의 흡수는 블리자드도 엔씨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아이온의 출시시기가 다분히 블리자드의 와우 두 번째 패치 리치왕의 분노를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쪽이 무관심하든지 간에 말이다.
엔씨소프트로서는 같은 장르의 출시에 피할 수 없는 대결이지만, 콘솔이 대부분인 게임 시장의 연말 대목에 온라인 플랫폼에서 리치왕의 분노와 아이온의 출시가 전세계적으로 동시 화제가 되고 마케팅에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