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e스포츠대회를 통해 신세대인 ‘바링허우’와 소통했다. 그리고 ‘겜심’ 잡는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월드e스포츠마스터스(일간스포츠·항저우시 공동 주최, 이하 항저우 마스터스)가 워3의 왕슈엔, 카스의 mTw(덴마크) 등 두 우승팀을 배출한 가운데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차이나텔레콤을 필두로 중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이 대회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나서 약 2억6000만 명의 바링허우(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경제·소비 중심세대)의 겜심을 얻기 위해 몰려들었다. e스포츠가 TV 및 온라인의 인터넷 생중계와 경기장에서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동시에 통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6년 성공적으로 치러진 WEG(월드e스포츠게임스)을 제외하곤 워크래프트3(워3)의 장재호-박준(이상 한국)·리샤오펑(중국)·마누엘 쉔카이젠(네덜란드) 등 48명의 세계 최고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회가 없었다.
중국 최대 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은 항저우 사범대 예술센터 마련된 경기장의 입장권을 자사의 포털을 통해 배포했다. 1500석 규모의 경기장 입장권은 개막식과 결승전의 경우 대회 시작 전 동이 났다. 항저우시 관계자 및 차이나텔레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
주융핑 항저우시 체육경제협회장은 "이번 대회의 열기를 접한 국내외 기업들의 제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인구의 97%가 사용한다는 QQ메신저를 비롯해 코카콜라 및 대만의 라면업체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업체들이 벌써부터 내년 대회의 자세한 개요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의 열기도 상상을 초월했다. 개막식 당일 중국 내 공식 홈페이지((www.wem2008.com)는 2000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하더니, 대회 기간 내내 1일평균 800만 명 이상이 방문자를 기록하는 열기를 이어갔다.
또한 중국 내 6만개에 달하는 PC방(총 PC 1200만대)에서 항저우마스터스 대회를 초기화면 페이지로 설정했다.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 미국 e스포츠 매체 갓프랙, 독일의 리드모어는 대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 했다.
항저우 마스터스 대회를 통해 한국의 온라인게임도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모비클이 개발 중인 RTS(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게임 'TK온라인'이 시범경기로 열려 장재호·박준·장두섭(한국), 왕슈엔(중국)이 직접 시범경기를 선보였다. 의류업체 카파(Kappa)도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챔피언재킷을 비롯한 선수단의 의상 협찬을 통해 전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한천수 중앙엔터테인먼트(JES) 대표는 시상식에서 "한·중뿐 아니라 전세계 젊은이들이 국경을 초월한 e스포츠로 건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