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현대·기아차와 쌍용자동차에 내준 대형차 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모델이 ‘베리타스’다. 2006년 출시한 스테이츠맨 후속 모델인 탓에 큰 기대 없이 몸을 실었는데, 결과적으로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일단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축인 서울-부산간 고속도로를 달렸다. 육중한 체구와 달리 날렵하게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 스테이츠맨과 비교할 수 없었다. 프리미엄 세단에서 대부분 적용되는 후륜 구동 방식은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바닥에 붙는 듯한 느낌으로 안정감도 뛰어났다.
무엇보다 연비가 마음에 들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를 달렸음에도 리터당 약 8㎞의 연비를 보였다. 대형 세단 치고는 수준급이었다. 코너링도 탁월했다.
특히 고속주행시 커브길을 따라 흘러가는 듯 휘감고 돌아가는 부드러움은 단연 발군이었다. 직선 도로에서도 가속 페달에 약간만 힘을 더했을 뿐인데 속도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숫자를 높였다. 그럼에도 차체의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디자인과 편의장치는 스테이츠맨의 후속이 아닌 전혀 다른 모델처럼 느껴졌다. 참담한 실패를 맛봤던 스테이츠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넓게 벌어진 전반부 펜더는 날렵한 이미지를 전하고, 다기능 스위치가 장착된 스티어링 휠, 보스사운드 시스템, 프라이버시 글래스, 뒷좌석 모니터 등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베리타스는 배기량 3600㏄, 최대 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4㎏·m를 실현했다. 가격은 4650만~5780만원으로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적당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