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무자년(戊子年)이 저물고 있다. 게임·e스포츠계는 전체적인 불황 속에서도 수출 10억달러 돌파, 3년만에 ‘아이온’이라는 대박 게임 등장, 국산 게임 종목 e스포츠 활성화, e스타즈서울과 항저우마스터스 등 국제 e스포츠 대회 성공 등 풍성한 화제를 낳았다. 10대 뉴스를 통해 한 해를 뒤돌아본다.
▶게임
1.MMORPG 시장 부활-올 한 해 게임계의 최대 빅뉴스는 던전앤파이터(네오플) 이후 3년 만에 등장한 초대박 게임 아이온이다.
특히 아이온은 MMORPG(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명가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리니지2에 이어 내놓은 세 번째 성공작으로 상용화 이후에도 20만여 명의 동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신작 프리우스온라인(CJ인터넷)과 월드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블리자드) 또한 인기를 구가했다.
2. 게임업계 핫 이슈 M&A-지난 5월 게임 개발사 T3가 매출액 규모로 두 배가 넘는 중견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M&A가 게임업계의 핫이슈가 되었다.
7월에는 넥슨이 게임 스튜디오 네오플을 인수했고, 9월엔 NHN도 자회사 NHN게임스를 통해 개발사인 웹젠을 인수했다. 12월엔 세계 유명 게임사인 EA가 한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J2M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최근에는 예당온라인의 매각설이 터져나왔다.
3. 불황 속 게임수출 10억달러 ‘외화벌이'-고유가와 고환율로 시름이 깊어 가는 한국경제에 게임산업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주요 업체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10억6000만 달러)했다.
2007년 7억8000만 달러에 비해 35% 이상 증가했다. 수출국도 기존의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러시아·중동·남미 등으로 다변화했다. CJ인터넷은 자체 개발작품(프리우스 온라인)만으로 3000만 달러의 해외 수출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4. 서비스 종료 불운의 게임 속출-의욕을 갖고 선보인 게임들의 퇴출도 잇따랐다. NHN은 카트라이더를 따라잡으려고 내놓았던 레이싱게임 고고씽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은 대작으로 각광받았던 제라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데 이어 캐주얼게임 우당탕탕 대청소도 중단했다. 한빛소프트은 하반기 중 밀맨2와 테이크다운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5. 스포츠게임 올림픽 특수-베이징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CJ인터넷)-‘슬러거’(네오위즈게임즈)가 각각 월 매출 15억 원 가량을 기록했고, 모바일 게임인 ‘프로야구2009’(게임빌) 등도 덩달아 인기를 누렸다. 이 밖에 축구 게임 위닝일레븐’(4700만장), 농구게임 NBA LIVE(530만장) 시리즈도 인기를 누렸다.
▶e스포츠
1. 한·중 게임 및 e스포츠 교류 본격화-시장 확대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게임산업 교류가 활발했다. 양국 문화부 장관은 '게임산업 및 문화진흥에 관한 MOU'를 체결, 게임문화 조성 및 게임 공동제작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10월에는 항저우시에서 월드e스포츠마스터스(ISPLUS·항저우시 공동주최)가 열려 카운터스트라이크·워3 등의 세계 최고수들이 8일간 열전을 치렀다. 한-중 교류전인 IEF도 12월 초 중국 우한시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
2. 게임황제 임요환 805일만에 전역-57만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한국 e스포츠의 아이콘 임요환이 공군 현역 805일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지난 21일 대전 계룡대에서 전역했다. 12번째 프로게임단 공군팀 소속으로 활약해온 그는 전 소속팀인 SK텔레콤 T1으로 복귀해 남은 계약기간 1년 6개월을 선수로 뛴다. 현재 28살(80년 9월생)인 임요환이 이 기간을 채우게 되면 프로게이머 최초의 30대가 된다.
3. 국산게임 e스포츠 종목화 원년-스타크래프트에 편중된 국내 e스포츠에 국산 종목이 두각을 나타냈다. 전세계 1억명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함으로써 국내 최대 e스포츠행사로 자리매김한 'e스타즈서울2008(중앙일보·서울시 공동주최)'의 아시안챔피언십리그를 통해 서든어택·프리스타일이 국제 종목으로 떠올랐다.
신한은행 TOPS 리그도 테일즈런너·스페셜포스·던전앤파이터를 종목으로 선정, 국산 종목 발굴에 일조했다. 전국아마추어e스포츠 대회는 2009년부터 대통령배로 격상되는 경사를 맞았다.
4. 국제e스포츠연맹 출범-한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초의 e스포츠 국제기구인 ‘국제e스포츠연맹(IeSF)’이 출범했다. 8월 부산에서 한국·독일·오스트리아·덴마크·대만 등 9개국이 모여 발족 협약식을 가진 이후, 11월 제1회 창설총회를 가졌다.
5. 송병구·김택용 우승‘프로토스 전성시대’-김택용(SK텔레콤)과 송병구(삼성전자)가 클럽데이온라인 MSL과 인크루트 스타리그 등 최고 권위 양대 개인리그를 우승하며 프로토스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특히 김택용은 지난 11월 22일 MSL 우승을 차지하면서 e스포츠 10년 역사상 최초로 프로토스로 개인리그 3회 우승을 일궈냈다.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 이수한 기자 [nuh2008@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