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MIT 합작 “마우스 필요 없는 게임 봤어?”
일간스포츠

입력 2009.08.16 15:17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빵이나 컵 등 물체를 던져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똑 같이 구현한다면? 지난 11~16일 서울 대학로 동숭동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는 레이싱 게임 ’에어라이더‘를 활용한 체감형 게임 플레이에 관한 실험이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한국인 유학생들과 게임사 넥슨이 손잡고 진행된 온라인 게임 사상 최초의 파격이었다.



손에 잡히는 모든 물체로 온라인 게임을?

‘잡거나 만질 수 있는 물체를 이용해 게임을 즐긴다(Tangibles for Games).’ 노트북의 화면에 지난달 21일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에어라이더’(넥슨)가 열렸다. 동시에 벽에 설치된 이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같은 화면이 비쳤다.

플레이어 한 명이 이 벽에 일상에서 늘 볼 수 있는 빵이나 컵·공 등을 던졌다. 이 동작들은 곧바로 카메라로 캡처돼 게임 속의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구현되었다.

이 작업을 진두 지휘한 도쿄대 출신 이진하(22) 연구원은 “만질 수 있는 형태를 통해 컴퓨터 안에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공이나 컵 등 일상 속의 물체를 이용, 감정까지 가상공간에 투영시키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닌텐도 위(Wii)의 동작인식시스템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연구원은 “위의 동작은 회사가 행동을 제약한다는 측면에서 몸을 쓰는 것이 또다른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컨트롤러 가격도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실험에 참여한 이두희(20) 국민대 컴퓨터과학부 학생은 “에어라이더가 조작법이 간단해 조만간 연구 결과를 게임 속에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넥슨은 이들에게 에어라이더 캐릭터 파일과 크래픽 소스를 제공했다.


‘상상력의 천국’ 미디어랩 내한 이유

미디어랩은 1985년 MIT 안에 설립된 연구소다. 유비쿼터스 개념을 창안하고 전자종이·입는 컴퓨터·100달러짜리 노트북 등을 개발했다. MS·구글·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이 연구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는 ‘학제 간 융합 연구’의 선두 주자로 흔히 ‘상상력 천국’으로 불린다.

이번 실험은 10일 잠시 귀국했다 컨퍼런스와 워크숍을 마치고 16일 한국을 떠난 미디어랩 한국 출신 연구원 10여명이 주도해 이뤄졌다. 대부분 KAIST·서울대 등 한국 대학에서 학부를 마쳤다. 하버드 등 다른 대학 소속으로 참여한 연구원도 있다.

박사 학위 5년차인 정재우(39)씨는 “미디어랩은 30명의 교수와 180명 정도의 석박사 대학원생이 학제 영역을 넘어서 공학·경영·음악·디자인·자연과학·예술이 융합된다. 거기서 배운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국에서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3개월 준비 끝에 첫 선을 보인 컨퍼런스와 워크숍은 걷기·디자인·모바일 일상관리·로봇서비스·인공지능 등에서 한국에서 뽑힌 120명의 학생 및 일반인들이 합작해서 경험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히로시 이시이 미디어랩 교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주최했다는 점에서 열정과 열기가 굉장히 높다”고 평가했다.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