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남박사 말·승마 이야기35
일간스포츠

입력 2010.11.19 14:31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승용마 체고는 150∼160cm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입 승용마의 경우 체고가 너무 커 맞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발표한 국산 레저 승용마 육성 기반연구 보고서에 의해 밝혀졌다. 이 보고서 가운데 ‘국내 승용마 마필자원 집단구조 분석’이란 논문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등록돼 영업을 하고 있는 승마장 89곳에서 전문 승마인과 일반승마인 등 모두 6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2%가 한국인 체형에 맞는 체고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승용마 체고는 150∼160cm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체형에 맞는 국산 승용마의 생산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산 수입 승용마(웜브러드 종)을 왜 선호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설문 조사결과 국내 승마인들이 선호하는 승용마 품종은 더러브렛, 앵글로-아랍종, 아랍종 순으로 응답해 경주에서 퇴역한 경주마가 아직까지는 승마인들로부터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선 체고문제다. 다수의 사람들은 체고가 큰 말을 좋아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승마인 혹은 예비 승마인들은 똑똑하며 과학적 사고로 잘 훈련된 계층으로 평가된다.

승마에 있어서 말은 살아있는 도구다. 기승자는 이 살아있는 도구를 심리적 안정상태에서 콘트롤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예민한 감정을 가진 살아 있는 말이라는 점에서 기승자는 누구보다 이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이번 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승자 편에서 체고에 대한 선택의 여지도 없이 무작정 큰 말에 기승토록 권유받는 것은 승마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전성 확보에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수상스키나 스노우스키의 경우 스키어의 신장과 체중 등을 고려해 스키플레이트(스키판)를 결정한다. 신장이 작은 선수는 플레이트의 길이가 비교적 짧은 것을 선택하고 큰 선수는 긴 플레이트를 고른다. 적어도 초보는 물론 중급 상급까지도 이 원칙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선수가 스키를 효과적으로 콘트롤하기위해서다. 신장이 비교적 작은 선수가 긴 플레이트를 선택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이는 특별한 목적 때문이다.

하물며 무생물 장비인 스키도 선수의 입장에서 통제가능한 장비를 선택하는 마당에 살아있는 장비인 말의 경우는 더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외국산 승용마를 선호하는 경우는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체고가 큰 말을 수입해놓고 제대로 혹은 맘껏 즐기는 선수나 승마인들을 만나보기 힘들다. 체고가 큰 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그들의 심리를 자극한 결과가 아니길 기대한다.

남병곤 한국마사회 상임이사 제주본부장/승마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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