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귀배 기수의 노장투혼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주에도 토·일요일 각 1승을 포함 2승 2위 1회의 성적을 거뒀다. 단 6개 경주에 출전해 거둔 성적이어서 입상률 50%를 자랑하는 쾌거다. 한해 승수가 100승을 넘나드는 사대천왕(문세영·조경호·최범현·박태종 기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이지만 경주성적 전산화가 이뤄진 1993년 이후 기록한 자신 최고 성적표 앞에서 김기수의 감회는 남다르다.
경마팬들도 “내일 모레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등의 말을 전하며 노(老)기수의 투혼에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자신감에 가득 찬 김귀배 기수를 만났다.
-최근 부쩍 성적이 좋아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특별한 이유는 없다. 평소보다 새벽조교 시간이 많이 늘었다. 새벽운동량이 늘다보니 컨디션이 좋아졌고, 체중도 2㎏ 정도 줄었다. 내가 잘 훈련시킨 경주마와 함께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승하는 횟수도 늘어난 것 같다.”
-새벽훈련 시간이 얼마나 늘었나.“예전에 비하며 2~3시간 가량 늘어난 것 같다. 요즘은 하루 10마리 내외의 경주마 새벽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경주마는 거짖말하지 않는다. 훈련시킨만큼 기량을 발휘한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경주마도 정성껏 훈련시키면 기대이상의 성적으로 보답한다.”
-감회가 남다를텐데.“그렇다. 상당히 감격스럽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옛날 실력이 나온다' '회춘했다'란 말을 자주 하는데 나 자신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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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뚝섬시절부터 경마예상가로 활동했던 전문가들이 최근 김 기수의 경주를 지켜보면서 전성기때의 기량이 살아나고 있다는 말을 한다.“사실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새벽훈련 시간이 늘어난 것과 컨디션이 좋아진 것, 잘 훈련된 경주마가 좋은 성적을 내준 것 등이 서로 연결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자신감을 되찾다보니 승부욕도 살아났고 경주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
-본인 판단에 전성기때의 기승술과 비교한다면.“예전에 비해 70% 수준의 기승술을 발휘하는 것 같다.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3주 후면 올 시즌이 마무리된다. 아쉬움이 클 것 같다.“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10승을 거두고 싶다. 아쉬움은 없다. 최근 분위기를 살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면 된다.”
-언제까지 말을 타고 싶은가.“60세까지 말을 타는 게 내 목표다.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나이는 상관없다. 그저 열심히 하면 충분히 실현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류원근기자 [one77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