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중국인, 경마 매력에 흠뻑…주저없이 베팅
일간스포츠

입력 2011.04.22 15:18




17일 직장동료들과 함께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장루(26·여·사진 맨앞)씨가 경주를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KRA한국마사회 제공



"경마를 처음했는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경주마가 달리는 모습이 시원하고 멋있어요."
중국 쓰촨성(四川省) 칭두시(成都市)에서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쟝루(26·여)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서울경마공원에서 처음 경마를 즐긴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전문 직종에 종사해 비교적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쟝루씨는 최근 국내 여행업계를 좌우하는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답게 경마를 즐길 때도 지갑을 여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베팅금액이 최저 100원에서 최고 10만원이라고 설명하며 소액베팅을 권하자 지갑에서 여러장의 만원권 지폐를 꺼내 거침없이 베팅을 즐겼다.

지난 17일 서울경마공원의 '중화권 관광객 유치' 사업을 통해 방문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쟝루씨를 포함해 약 80명. 모두 중국 쓰촨성 칭두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경마를 처음 접했지만 이내 경마의 매력에 빠져 자신이 선택한 경주마를 응원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경마가 금지되었지만 내기를 좋아하는 민족성 때문인지 이날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경마의 매력에푹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경마 관련 관광상품의 성공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RA한국마사회는 중국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8개 중국전문여행사와 공동으로 경마장과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연계한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한국마사회는 이를 위해 가족공원과 포니랜드, 승마체험 등을 포함한 '종합 마(馬)문화 체험 패키지' 상품 및 인근의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연계한 지역관광코스 프로모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주 중국 쓰촨성 칭두시 지역 관광객 80여명을 유치한데 이어 23일에는 여행사 관계자들과 함께 경마관광 상품개발을 위한 팸투어를 가진다.

◆인센티브 확대 지급
한국마사회는 여행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위해 국내 관광업계의 일반적 지급수준보다 2배에 가까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서울경마공원내 외국인 전용실에 특산물 판매코너를 만들고,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식 메뉴도 개발·제공키로 했다.

마사회가 중국 경마고객 유치에 나선 것은 '말산업 육성법' 제정에 따라 말산업이 본격적인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굴뚝없는 공장'이라 불리는 관광업에도 경마를 비롯한 말산업이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중화권 관광객 유치 시범사업을 총괄하는 윤재력 한국마사회 발매처장(52)은 "경마를 비롯한 말산업으로 중화권에 한류를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한국관광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다양한 여행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국의 말산업 시장 개방이 임박한 만큼, 우리나라의 경마와 마문화에 대한 친숙도를 사전에 높여놓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경마 관광상품 성공할 수 있나
한국관광공사 상품개발팀 진종화 차장은 경마 관광상품 개발에 대해 “5년전만해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충분히 승산있다”며 “한국관공공사에서도 경마를 중심으로 한 관광상품 개발에 뛰어들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진 차장은 또 “중화권(중국·홍콩·대만·마카오)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에게 경마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이 도박을 좋아하는 성향을 지녔지만 정작 자국내에서는 경마를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일부 지역에서 경마가 열리고 있지만 법적으로 베팅은 금지돼 있어 상당수 중국인들이 싱가포르 등 인접국가의 경마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진 차창은 "경마는 분명 중국관광객들이 관심을 보일 아이템이다. 여행사와 제휴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경마 외 관광상품과 효과적으로 연계시킨다면 인기 관광상품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다분하다"고 말했다.

◆경마를 포함한 복합상품 개발이 관건
한국마사회와 한국관공공사 등은 5~6년 전부터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제주경마장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적은 미미했다. 제주도를 찾은 중국 관광객의 주 목적이 관광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베팅을 즐기도록 경마장에 붙잡아두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의 수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경마 잠재고객으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 관광객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중화권 관광객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0년 한해만 256만명이 한국을 찾았으며 이중 경마 잠재고객인 중국관광객은 187만여명에 달한다.

서울경마공원은 지리적 이점도 안고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수원 등 중국관광객 수요가 많은 경기 남부권과도 인접해 중국관광객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마만 즐기겠다는 중국관광객의 수요는 적다. 결국 관광객의 발길을 경마장으로 돌릴 수 있는 여건(전용 관람석 등)을 마련하고. 국내외 여행사를 통한 꾸준한 홍보가 이뤄진다면 경마장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수 있는 셈이다.

류원근 기자 [one7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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