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특선급에 이어 특선급에서도 선행승부가 통하는 경주가 늘고 있다. 경륜선수들이 결승선 통과하고 있다. (경주사업본부 제공)
선행형 강세현상이 확산될 조짐이다. 올해 열린 대상경륜 슈퍼특선급에서 마크·추입형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최순영(29·13기)·박병하(30·13기) 등 강한 체력을 앞세운 선행·젖히기형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반기 등급조정 후 일반 특선급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7기생 이정우(23)는 데뷔 후 첫 특선급에 진출했는데 선행승부로 내로라하는 기존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66%의 연대율을 기록했다. 특히 그가 입상한 네 번의 경주에서 쌍승 37.9배·145.3배·40.6배·62.7배 등 고배당이 속출해 특선급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11기생 여동환(35·11기)도 절치부심 끝에 특선급으로 재 승급했는데 과거 특선급 시절의 경주운영과는 달리 선행·젖히기 등 과감한 플레이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행형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인지도 높은 기존 강자들이 고전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문희덕·김우년 등 노련한 강자들이 이정우의 기습선행에 밀려 잇달아 고전했고, 특선급 준 강자로 여겨졌던 차봉수도 선행형 유태복의 기습작전에 휘말려 4위로 밀려났다. 슈퍼특선급 출신들도 선행형 선수들에게 무릎을 꿇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현재 일반특선급으로 강급됐지만 기량 한 수 위로 평가받던 김현경과 현 슈퍼특선급 송경방도 각각 이정우와 장보규의 기습선행에 덜미를 잡혔다.
과거에는 우수급에서 특선급으로 승급하는 선수들 중 선행형 선수들이 추입·마크형보다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급간 시속차이가 커 우수급에서 올라온 선행형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우수급 시속도 특선급 못지 않게 빨라졌고 고기어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가면서 전체적인 능력이 향상됐다. 장보규의 경우 기존 특선급에서 활약했던 터라 승급 이후에도 어느 정도 선전이 기대됐으나 우수급 붙박이였던 여동환, 우성식 등이 특선급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우수급과 특선급의 기량차가 줄어들었음을 방증한다.
정호남 경륜도사 전문위원은 "하반기 경륜은 힘 있는 선행형들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며 "훈련량이 많거나 선행·젖히기 시속이 좋은 선수들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