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현태(35·1기)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9연승을 이끌어 내며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전반기 40경주에 출전해 단 7승에 그치며 최근 2년 동안 이어져 왔던 상승세가 꺾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다시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여 다승 공동 8위·상금랭킹 6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이름 값을 하고 있다.
하반기 9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길현태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아웃코스에서만 3번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기에는 5·6코스에서 13경주에 출전해 단 1승도 없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한 템포 빠른 스타트와 영리한 경주 운영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6코스에서만 3연승을 추가하며 이뤄낸 9연승이라는 점은 경정팬들과 길현태 자신에게도 더욱 고무적인 사실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완벽한 경주력으로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며 인정하는 분위기다. 길현태가 후반기 사승세를 달리는 것은 모터 배정운이 좋아 자신감을 회복한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자신감 회복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경주 운영과 스타트까지 좋아지면서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길현태는 2008~2009년 그랑프리 우승을 2연패하며 명실상부한 미사리 최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에도 상금왕에 성공, 상금왕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1·2기를 대표하는 길현태와 김종민(34·2기)의 라이벌구도는 길현태의 초반 부진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후반기 길현태의 무서운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김종민과 길현태의 라이벌전은 미사리 경정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석 경정휘감기 전문위원은 “11일 다승 1위를 달리던 어선규가 플라잉실격으로 석달동안 출전이 제한돼 다승 싸움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현재 다승 2위 김종민이 21승이지만 저력의 길현태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16승(8위)을 기록한 만큼 후반기 다승왕 경쟁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며 “팬들도 길현태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