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종 기수가 지난 25일 통산 1700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사진은 박 기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자축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KRA 한국마사회 제공)
‘경마대통령’ 박태종(45) 기수가 또다시 한국경마사에 이정표를 남겼다.
지난 25일 일요 2경주에서 박 기수는 ‘섀넌메모리즈’에 기승해 초반 빠른 출발로 경주를 주도한데 이어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뺏기지 않는 무결점의 경주운영능력을 선보이며 전인미답의 통산 1700승을 올렸다.
기수 개인통산 1700승은 한국경마사의 대기록으로 많은 경마팬들이 오랫동안 그의 1700승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박 기수는 지난 7~8월 극도의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7월 17일 우승 이후 한 달이 넘도록 1승도 추가하지 못했던 것. 1700승에 단 4승만을 남겨놓은 상태였지만 부진은 점점 길어졌다.
그러나 9월 들어 기량을 회복하기 시작한 박 기수는 순발력과 뒷심이 좋은 ‘질풍으뜸’과‘천은’으로 9월 3일 하루에만 2승을 몰아치며 화려하게 부진에서 탈출했다. 이후 지난 24일 8경주 우승으로 1699승을 기록했고 마침내 25일 역사적인 대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경주 후 인터뷰에서 “선행을 나섰을 때 섀넌메모리즈가 마지막까지 발걸음이 무뎌지지 않고 잘 뛰어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경주마에게 공을 돌렸다. 섀넌메모리즈(미국·3세) 역시 이번 우승으로 외국산 3세 무대에 진입했다.
박 기수는 이어 “슬럼프가 길게 갔다. 팬들에게 죄송했는데 이번 1700승을 계기로 더 분발해서 실망을 주지 않는 기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기수 생활하는데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기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마전문가들은 사이에서는 백전노장인 박 기수라면 은퇴 전까지 2000승도 가능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24년간 쌓아온 경험과 특유의 성실함으로 무장한 박 기수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