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와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e스포츠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갈등했던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 방송사들은 최근 함께 손잡고 기존 스타1 리그를 스타2로 전환, 붐업에 나서기로 했다. LOL은 오는 19일 첫 정규리그 결승전을 치르며 e스포츠 열기를 끌어올린다. 스타1의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스타2와 새로운 e스포츠 강자에 도전하는 LOL, 과연 누가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이 될까?
중흥 노리는 스타2, 신흥 강자 LOL
스타2 리그가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협회는 오는 20일 시작하는 4개월간의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를 기존 스타1과 함께 스타2를 병행해서 연다. 오는 10월부터는 스타2로 완전 전환한다. 스타1 시대는 가고 스타2 시대가 열리는 것.
이를 위해 블리자드와 협회, 방송사들이 힘을 모은다. 이들은 2년 전 만해도 지재권 갈등으로 법적 소송까지 갔던 앙숙들. 하지만 팬들이 떠나고 후원사들도 외면하면서 다시 손을 잡았다. 특히 최근 공동으로 비전 선포식을 가지고 스타2로 e스포츠의 중흥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LOL은 이제 막 e스포츠를 시작하는 새내기다. LOL은 지난해말 국내 선보인 이후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 지금은 '서든어택'과 '아이온'을 밀어내며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에는 게임방송사 온게임넷과 함께 e스포츠대회 'LOL 더 챔피언스 2012'도 시작했다.
국내외 정상급 16개팀이 본선전을 치루는 동안 e스포츠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경기가 열리는 매주 수·금요일마다 LOL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로코도코', '막눈' 등 인기 선수들의 별칭과 기술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첫 대회치고는 팬들의 반응이 뜨거우면서 결승전 흥행도 기대되고 있다.
프로 선수냐, 아마추어 활성화냐
스타2와 LOL은 e스포츠를 공략하는 전략이 전혀 다르다. 스타2 리그는 이영호·김택용 등 인기 프로게이머를 앞세워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스타1 선수들이 스타2로 전향하면서 숱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스타2 리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들이 스타2에 적응해 높은 수준의 경기를 선보이고 올 하반기에 스타2의 첫번째 확장팩 '군단의 심장'이 출시돼 게이머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면 스타2 리그가 다시 e스포츠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OL 리그는 아마추어 활성화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를 위해 리그를 프로·세미·전국·지역으로 나눠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PC방에서 잘 하는 게이머를 모아 전국 대회를 열고 여기서 세미나 프로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게임에 대한 저변 확대 속에서 e스포츠를 육성해가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초반부터 강력하게 e스포츠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열기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업 창단팀 판세 요동치나
스타2와 LOL 둘 중 누가 더 잘 나가는 e스포츠대회인가는 어느 쪽에서 더 많은 기업 후원의 창단팀이 나오느냐에 달렸다. 현재로서는 기존 스타1 프로게임단들이 그대로 옮겨가는 스타2가 좋은 상황. 스타2 리그가 인기만 얻는다면 계속 유지될 수 있다.
LOL은 2개팀 정도가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LOL 인기에 관심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기존 프로게임단들도 LOL팀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올해 말에는 스타2와 LOL의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스타2와 LOL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둘 다 잘 되면 한국 e스포츠가 침체기를 벗고 부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