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 넵튠 대표 “‘카톡’ 성공 보고 내 인생 진로 바꿔”
일간스포츠

입력 2012.09.05 11:29

한게임 대표 그만두고 스마트폰 게임사 차려, ‘자체 엔진’으로 만든 야구게임 넥슨과 계약



"이제 주제 파악을 했죠."

지난해까지 NHN 한게임 대표대행을 맡았던 스마트폰 게임개발사 넵튠의 정욱(40) 대표. 그는 2년 간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NHN의 게임포털인 한게임의 수장을 하면서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고포류(맞고 및 포커) 게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정통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을 높인 것. 직접 게임개발사를 찾아다니며 신작을 발굴하고 흥행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여기에는 고포류의 빈 자리를 온라인게임으로 대체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래서 임기 내내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런 정 대표가 올초 실적과 조직관리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조그마한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신생 게임개발사지만 어느 때보다 즐겁다고 한다.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면서 게임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다. 더구나 회사 문을 연지 9개월만에 개발한 스마트폰 야구게임이 인정받아 국내 1위 게임회사인 넥슨과 퍼블리싱(유통·서비스) 계약까지 체결했다. 스마트폰 게임개발사 넵튠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정 대표를 4일 만났다.

-대기업 수장을 하다가 직접 회사를 차려보니 어떤가.
"한게임에서는 실적과 조직관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넵튠에서도 스트레스는 있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와 꿈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 한게임에서는 신경써야 될 게임 수도 많고, 업무의 영역도 많아서 일에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컸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단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일의 즐거움을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

-첫 개발작으로 스마트폰 야구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와이즈캣('슬러거' 개발사) 인수, '야구9단' 개발 및 서비스 등 한게임에서 야구게임과 관련된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래서 첫 게임이니 만큼 제일 잘 알고 자신있는 야구게임을 선택했다. 특히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택한 것은 자체 시뮬레이션 엔진 개발이 굉장히 어려워 넵튠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장기적인 진입장벽(entry barrier)으로 작용해줄 거라고 기대했다. 아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폰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이 없어 넵튠의 시장 선점 효과도 있다."

-개발에 어려운 점은.

"시뮬레이션 엔진 개발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창단된 엄청나게 많은 구단의 게임을 시뮬레이션하는 대용량 처리 기술도 어렵고 야구 데이터를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하면서 실시간 개입까지 가능하게 하는 통계 모델을 만드는 것도 굉장한 도전이었다. 다행히 야구 마니아이자 통계 모델링의 권위자인 최제호 박사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야구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던지고 치는 형식의 야구게임은 흔하다. 게이머가 직접 선수를 교체하거나 작전을 변경하는 등 정교한 실시간 작전 개입이 가능하도록 차별화를 뒀다."

-많은 퍼블리셔 중 넥슨과 손잡았는데.

"넥슨이 스포츠게임 포트폴리오를 보강할 의지가 크고, 실제 '피파온라인3' 등 이 분야에 투자 의지가 높다는 면이 좋았다.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확장 의지도 커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NHN 한게임 대표대행을 돌연 그만뒀는데.

"갑자기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카카오톡의 성공을 보면서 스마트폰 관련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성장하겠다는 확신이 있다. 확장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또 한게임의 수장으로서 내 개인의 역량도 부족했던 것 같다. 주제 파악을 한 것이다."

-포부는.

"인생 3막까지 가지 않고 2막에서 끝내고 싶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성공하도록 열심히 하겠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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