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하 카톡)은 흥행을 보증하는 게임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애니팡'·'드래곤 플라이트' 등 카톡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이 대박을 내면서 게임업체들이 너도나도 카톡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뿐만 아니다. 할아버지·할머니, 엄마·아빠 등 어른들도 카톡 때문에 모바일게임을 접할 정도로 카톡의 게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카톡도 셧다운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는 제도로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20일 시행돼 1년을 맞았다. 시행 당시에는 온라인게임을 주 대상으로 했으며 모바일게임은 2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내년 5월 20일부터는 모바일게임도 대상이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셧다운제 대상 모바일게임을 정하기 위해 이달초부터 평가에 들어갔다.
업계는 100여개의 모바일게임이 평가 대상에 올랐으며 이들 대부분이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게임평가표에 따르면 게임 점수·결과 등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해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방식의 게임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 등 웬만한 모바일게임이 대부분 여기에 접촉된다. 특히 카톡 게임들은 이같은 방식이 인기 비결이다. 또 카톡 게임은 전체 이용가 게임이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카톡이 자정 이후에 아예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셧다운제를 해야 하는 주체는 게임을 제공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카톡은 대상이 아니다. 카톡은 게임을 소개하는 중계 역할만 하고 실제로 게임은 구글이나 애플의 오픈마켓에서 다운로드되고 서비스는 게임업체들이 하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카톡을 게임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게임 제공자라기보다는 중계자"라며 "꼭 셧다운제 시스템을 갖춰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면서 부작용이 터져나오면 여론의 압박으로 셧다운제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범 카카오 공동 대표는 "셧다운제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거세면 마냥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모바일게임 산업이 초기 단계다. 셧다운제는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제약이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